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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김부선, 연예계 마약의 뇌관을 건드리다

by 카푸리 2009.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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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이 연예계 마약의 뇌관을 건드렸습니다. 방송계뿐만 아니라 연예계, 한의사협회, 방통위 등 파문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대마 전과가 있는 그녀가 '대마는 마약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은 비판을 넘어 방송돼서는 안될 것이 방송됐다는 점에서 편집 과정의 필터링 기능까지 문제되고 있습니다.

김부선하면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르는 배우지만 70~80세대들에겐 잘 알려진 애로 배우입니다. 1983년 영화 <여자가 밤을 두려워하랴>로 데뷔해 1985년 <애마부인3>로 인기를 누린 후 한동안 연예계를 떠났었습다. 그러다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활동을 재개한 뒤 지난 2004년 드라마 <불새>에 출연해 재기를 노려왔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고(故) 최진실의 유산을 놓고 전 남편 조성민과 최씨의 유족 간에 분쟁이 발생한 가운데 '한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 모임'에 손숙, 오한숙희씨 등과 함께 참여하며 친권에 대한 현행법의 불합리성을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가끔 방송에서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 19일 <세상의 좋은 아침>에서 '대마초' 발언으로 그녀는 지금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김부선은 "대마는 마약이 아닌 한약이다", "연예인 마약사건은 정부가 여론 호도용으로 일부러 터뜨리는 거다" 등의 발언으로 방통위에서는그녀의 발언에 대한 심의 여부까지 검토중입니다. 발언 내용도 문제지만 이를 그대로 방송한 MBC도 문제라는 겁니다.


먼저 "대마초는 우리 민족이 5천년 동안 이용했다", "대마초는 자연식품인 풀이다"는 발언 문제입니다. 김부선은 어디선가 대마가 한약으로 쓰인다는 것을 들은 듯 합니다. 그녀의 잘못된 상식 때문에 대마가 한약이라는 잘못된 견해를 밝히게 된 것입니다. 한의협에 따르면 '대마초'는 한약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고, 대마의 씨앗인 '마자인'이 한약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아마 이것을 김부선은 혼동한 것 같습니다.

그녀의 발언을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이는 것은 그녀의 대마 전력 때문일 것입니다. 김부선은 데뷔 당시인 1983년과 영화 <애마부인3>로 스타덤에 오른후인 1986년 향정신성 의약품관리법 위반으로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데 이어 1990년에도 대마관리법 위반으로 적발돼 징역 8월을 복역했습니다. 또한 1998년에도 같은 혐의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4년에도 그녀의 집 안방과 화장실 등 7차례에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한마디로 대마 전과가 화려합니다.

최근 주지훈과 오광록 등 연예인들의 마약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사실 여부는 검찰에서 판단하겠지만 연예계에 시시 때때(?)로 닥치는 대마관련 사건을 보면서 왜 연예인들만 대마를 피운 죄로 구속이 될까? 그리고 대마관련 연예인들을 집중적으로 잡아들이는 기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마다 연예인 마약사건이 터질까 하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마약=연예인'이란 등식으로 연예인들은 언제든지 마약의 굴레를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마약의 굴레로 피해를 본 연예인이 구준엽입니다.
얼 마전 주지훈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사건 조사가 있었는데, 구준엽은 이 마약사건의 또 다른 용의자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구준엽은  결백하다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즉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무고한 연예인들이 더 이상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밤' 연예 프로에서 그를 인터뷰 하면서 마치 범인을 취조하는 듯한 강압적인 인터뷰로 구준엽은 또 한번 곤욕을 치뤘습니다. 물론 '한밤' 제작진의 사과를 받아냈지만, 클럽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 마약을 했을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김부선이 연예계 마약의 뇌관을 건드린 폭탄 발언으로 온갖 비난을 듣는 것은 최근의 연예인 마약 사건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정치적으로 조용하고 나라가 평안할 때 대마초 연예인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국이 하 수상하면' 대마초 연예인이 등장합니다. 어쩌면 정치권의 국면전환을 위해 연예인들은 대마초 굴레로 동네북(?)처럼 지내왔습니다. 언제든 혐의가 있다고 판단된 연예인들을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일반 국민들은 큰 관심과 비난으로 시선을 뺏기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김부선 역시 "연예인 마약사건은 정부가 여론 호도용으로 일부러 터뜨리는 거다", "문화 예술인들 길들이기 협박용이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그동안 시시 때때(?)로 잡아들인 마약 연예인들이 마약 그 이상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경위야 어찌되었던 간에 그녀의 대마 발언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대마 전과가 많은 김부선이 발언을 했기 때문에 더 큰 파문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대마초는 한약재 아닌가요?'라고 대마 전력이 없는 연예인이 말을 했다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김부선은 지난 2007년에도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라고 발언을 했습니다. 그때는 이만큼 파장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때가 때인만큼 그녀의 대마초 발언은 안그래도 국민들의 시선과 관심을 돌릴 틈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김부선은 그 사람들의 국면전환용 그물에 걸린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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