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박2일'을 보면 강호동 공백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강호동이 하차를 선언한 후 제작진은 6개월후 종영을 예고했지만 시청자들은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방송을 계속하라고 아우성이다. 어디 '1박2일' 뿐인가. '강심장'도 이승기가 단독MC 체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스타킹'은 붐과 이특 체제로 가고 있다. 강호동 프로중 '무릎팍도사'만 폐지된 후 다른 토크쇼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 MBC가 '무릎팍'을 폐지한 이유는 강호동만한 MC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1박2일' 등 다른 프로도 강호동 이미지가 강했지만 공백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MBC는 '무릎팍도사'를 폐지한 게 실수가 아닐까? '무릎팍도사'는 토크쇼의 새로운 장을 연 명품 예능이었다. '무릎팍도사'란 말이 보통명사화될 정도로 브랜드 가치도 있었다. MBC는 강호동이 하차한 후 그를 대체할 만한 MC가 없다고 했지만, 주병진 등 강호동을 대체할 MC는 얼마든지 있다. 주병진이 라디오를 통해 복귀하려 할 때 윤도현을 석연치 않게 하차시킨 MBC의 자충수는 주병진 토크쇼마저 물건너 가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MBC는 강호동 아니면 '무릎팍도사'가 안된다고 봤을까? MBC는 '1박2일' 등 타방송사에서 강호동이 빠진 후 시청률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강호동 은퇴 후폭풍은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 즉, '강호동 아니면 안된다'는 방송계의 고정관념이 깨진 것이다. 시청자들은 강호동의 진행방식에 길들여져 있었지만, 새로운 MC들에게 거는 신선한 기대도 컸다. '1박2일'의 맏형역을 하던 강호동 대신 막내 이승기가 메인이 되어 진행을 한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런데 이승기가 신통방통하게 강호동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연예계에서 영원한 자리는 없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때가 되면 MC자리는 내려올 수 있다. 강호동은 세금 구설수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지만, 어찌보면 내려올 때 내려왔다. '1박2일', '무릎팍도사'가 강호동의 사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한 언제든지 다른 MC가 대신할 수 있다. MBC는 '무릎팍도사'를 서둘러 폐지하기 전에 다른 MC로 대체하는 방법을 먼저 모색했어야 했다. 만약 주병진에게 '무릎팍'을 맡겼더라도 그의 자존심 때문에 진행을 잘했으리라고 본다. 이는 강호동 없이도 프로그램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1박2일'과 '강심장'에서 이미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왜 MBC는 강호동 없이는 아무 것도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방송사에서 예능 프로를 신설, 폐지하고 MC를 교체하는 건 주로 봄, 가을 개편때다. 이때는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정리 대상으로 삼는다. 지난주 종영된 '무릎팍도사'의 경우는 수요일밤 심야 토크쇼의 강자였다. 5년간 200여명의 각계 각층 명사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굴곡진 삶의 애환을 털어놓던 인기 토크쇼였다. 시골의사 박경철이 '무릎팍' 최종회 인터뷰에서 '무릎팍도사' 폐지를 아쉬워한 건 강호동 하차보다 '무릎팍' 프로에 대한 애착때문이다. 그렇다면 강호동이 아닌 다른 MC가 이 프로를 진행해도 무리가 없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MBC가 강호동이 아니면 '무릎팍도사'를 진행할 사람이 없다고 한 건 아무리 봐도 성급했다. '1박2일' 제작진은 당장 폐지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는 심사에서 6개월 후 종영을 예고했다. 나영석PD가 폐지가 예고된 상황에서도 줄곧 시즌2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종영이 최선이 아니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1박2일' 프로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쉽게 버리지 않겠다는 의중도 있다고 보는데, 바람직한 생각이라고 본다.


MBC로선 '무릎팍도사' 대신에 당장 이를 대체할 토크쇼를 제작해야 하는데, 주병진 이름을 건 토크쇼가 만들어질 거란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주병진이 복귀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무릎팍도사' MC로 생각을 많이 했다. 강호동 색깔이 강한  '무릎팍도사' 프로지만 주병진이 맡으면 주병진만의 프로가 나올 거란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주병진은 강호동에 비해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MC기 때문에 강호동 그 이상의 토크쇼도 기대할 수 있다.

막상 '무릎팍'을 폐지하고 보니 MBC로선 '괜히 폐지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타 방송사의 '1박2일', '강심장' 등이 의외로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릎팍'같은 프로를 하나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려면 적어도 3년 이상 걸린다고 본다. MBC는 3년내 '무릎팍'같은 명품 토크쇼를 만든다는 보장도 없다. 프로그램을 없애는 건 쉬워도 명품 예능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MBC는 '1박2일', '강심장'을 보면서 '무릎팍' 폐지를 땅을 치고 후회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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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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