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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유재석, 1인자의 진면모를 보여주다

by 카푸리 201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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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녹화를 위해 맴버들이 모였다. 이번엔 MBC가 아니라 잠실 종합운동장이다. 김태호PD는 도착 순서대로 맴버들을 트랙에 서라고 하더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달리라고 한다. 그래서 1,2,3등은 노홍철, 길, 유재석이 차지했다. 제작진이 '별주부전'을 위해 3위까지는 토끼팀, 그리고 4등부터는 거북이팀 역할을 시키기 위한 50m 달리기였다. 별주부전이 펼쳐진 곳은 몽촌토성이다. 이곳에서 토끼와 거북이의 쫓고 쫓기는 간 빼앗기가 펼쳐졌다.

용왕님을 살리기 위해 거북팀은 토끼의 간 2개를 빼앗아야 한다. 여기엔 룰이 있다. 토끼팀은 간을 숨길 수 있지만, 2시간 이내 다시 자기몸에 간을 붙여야 한다. 그리고 매시간 정각에 3분간 잠이 든다. 거북팀은 토끼팀의 이런 제한 사항을 고려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토끼간 2개를 빼앗아야 하는데, 거북팀은 몸도 머리도 따라주지 않아 간 2개를 뺏는데 실패했다.


토끼팀과 거북팀의 쫓고 쫓기는 레이스는 처음부터 무리였다고 본다. 체력이 강한팀을 토끼로 하다보니 거북이들이 쫓는데는 체력적 열세가 있었다. 거북팀은 등껍질을 달고 다녔고 신발도 딱딱해 토끼를 추격하는데는 제한사항이 많았다. 물론 토끼팀에게 매 정시 3분 취침 등 핸디캡을 줬지만, 거북팀은 이 핸디캡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브레인이 없었다. 오죽하면 용왕님 옆에서 판소리 하던 여자가 중간 중간에 '아이고 이 답답한 거북이들아!'라며 안타까운 해설 멘트를 내보냈을까? 아예 '숨어서 토끼를 추격해 간을 다시 찾을 때 덮쳐서 빼앗아야지!'라고 방법까지 알려준다. 이 멘트는 아마도 김태호PD의 안타까운 마음을 대변한 게 아닌가 싶다.

해질녘까지 녹초가 되도록 추격전이 펼쳐졌는데, 유재석은 1
인자의 진면모를 보여주었다.

첫째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다. 유재석은 올해 40세다. 가장 나이가 많은 박명수(42세)는 동공이 풀리도록 유재석을 쫓아다니느라 고생 참 많이했다. 유재석이 몽촌토성 곳곳을 누비며 달리는 걸 보니 체력이 보통이 아니다. 한 살 많은 정준하는 힘들다며 나중에 스탭진이 반납하려는 4인용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평시 체력관리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를 보여준 것이다. 유재석은 주변관리도 잘하지만, 체력 등 자기관리를 참 철저히 한다. 40대면 뱃살도 나올 때인데 군살이 전혀 없다. 지상파 3사를 오가며 4개의 예능 프로중 '무한도전', '런닝맨'은 야외촬영이기 때문에 평시 체력관리를 하지 않으면 버텨내기 힘든데 1인자답게 체력도 뛰어나다.


둘째는 PD 입장에서 진행을 한다. 별주부전은 사실 큰 재미를 주진 못했다. '런닝맨'과 포맷이 비슷하기도 했지만, 거북팀에서 너무 머리를 쓰지 않아 추격전이 지루하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노홍철이 얼마나 갑갑했으면 간을 아무곳에 던졌겠는가 싶다. 사기꾼 노홍철이 간을 빼앗긴 건 거북팀이 너무 간을 빼앗지 못해 일부러 뺏긴 느낌이 들었다. 유재석도 거북팀이 너무 답답해 나중에는 간을 지닌 채 정준하 등 거북팀이 탄 4인용 자전거에 탔다. 유재은 정준하에게 '형! 나 거북이야, 토끼야'라고 말했지만 정준하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제작진 역시 편집을 하면서 답답했는지 '적에게 정보까지 유출, 가지 가지'라고 할 정도다.


유재석은 게임이 너무 지루하게 진행되자, 반전을 생각해 거북팀에게 기회를 준 것인데 거북팀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추격전 과정에서 유재석은 거북팀에게 여러 번 게임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녹화를 하면서도 유재석은 PD 입장을 생각하며 진행을 한 것이다.

셋째는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도 시민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유재석이 박명수에게 한창 쫓기던 중 유재석을 본 아줌마 열혈팬이 끌어안고 안수 한 번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한시라도 빨리 도망가야 하는 상황에서 유재석은 이 아줌마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었다. 유재석은  방송중 시민들과 부딪히면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우선이란 걸 여러번 보여주었다. 또한 저질 체력으로 자신을 열심히 쫓아오는 박명수를 향해 '나이 42살 먹고 거북이 분장하고 있는 거 봐. 내가 진짜 저 형 때문에 웃는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녹화 과정에서 유재석은 시민들뿐만 아니라 동료들이 고생하는 거 하나까지 세세하게 마음을 쓰는 MC였다.


강호동 은퇴한 후 요즘은 유재석의 1인 천하다. 강호동을 대신해 이승기, 이수근, 붐, 주병진 등이 유재석과 필적할 MC라고 하지만 당분간 유재석과 겨룰 MC는 없을 것 같다. '별주부전' 특집에서 본 1인자 유재석은 주변,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못해 완벽하다. 그가 국민MC라고 불리는 건 오래 방송생활을 해왔다고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 혹독한 자기관리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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