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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1박2일, 이승기가 치킨요리에 집착한 이유

by 카푸리 2009.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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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박2일> 제주 국도편이 방송되고 난 후 이승기의 맥주 간접광고 논란이 있었죠. 김C와 이수근이 그렇게 말렸는데, 이승기가 모델로 나온 회사의 캔맥주를 홍보해주기 위해 그가 비어캔 치킨 요리를 고집했다는 것인데요. 이는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준 이승기의 모습과 달라서 일부에서는 ‘이승기가 변했다’, ‘황제 이승기의 위기가 시작됐다’는 등 언론에서 혹평을 서슴지 않았지요. 그러나 이승기의 간접광고 논란에 대해 <1박2일> 제작진과 이승기는 ‘억울하다’며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제주 1118번 국도편 2부를 보니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네요. 이승기는 간접광고를 할 만큼 때 묻지 않았습니다.

이승기가 ‘비어캔 치킨’을 만들기 위해 마트에서 집어든 맥주가 의도적으로 자신이 모델로 나온 캔맥주를 집어든 것인지 아닌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승기가 ‘비어캔 치킨’을 만든다며 제작진에게 받은 5만원중 2만원 정도를 들여가면서 <1박2일>에 어울리지 않는 고품격(?) 요리를 만드는 것에 대해 맴버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이승기의 고집을 곱게 보지 않았지요. 그러나 언론들은 이승기의 마음속을 정확히 들여다보지 않은 채 섣부른 판단으로 이승기가 ‘고집스럽다’고 기사를 썼지요.

이렇게 오보를 낸 언론들은 어제 이승기가 어렵게 만든 ‘비어 치킨’(캔맥주는 요리과정에서 엎어지는 바람에 사용불가)을 보고 오늘 해명기사를 내야할 입장이 되버렸네요. 이승기가 형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비어 치킨’을 하려고 했던 이유는 <1박2일> 촬영만 나오면 라면을 주로 많이 먹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자신이 직접 영양식을 만들어 형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어요.

어제 이승기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혼자 마음고생하며 ‘비어 치킨’을 만들 때 이런 자막에 이렇게 나왔죠. ‘사실 라면만 먹는 형들을 위해 그럴듯한 캠핑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었을 뿐인데...’라고요. 그동안 고구마를 구울 때 랩을 싸서 구울 정도로 요리 전문지식은 없지만 요리책을 준비해 직접 영양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싶었던 이승기의 속 깊은 마음이 지난주에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해를 받은 거죠.

그동안 이승기는 <1박2일>에서 여러번 요리에 고집(좋은 의미로 하는 요리기 때문에 ‘고집’이라는 용어 사용이 적절치 않겠네요) 아니 열정을 보여왔어요. 이런 열정을 보일 때마다 그는 ‘허당’ 캐릭터에 맞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보다 실패한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그때도 이승기가 막내로서 고생하는 형들을 위해 특별요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갸륵한 마음 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승기의 요리 덕분에 그동안 제작진은 ‘방송 분량’ 고민을 많이 덜었다는 거죠.

이승기는 전문 요리사가 아닙니다. 누구보다 바쁜 그가 <1박2일>에서 요리를 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이승기가 요리를 하겠다고 할 때 제작진은 속으로는 쾌재를 부를지도 모르죠. 지난주 ‘비어캔 치킨’을 한다며 닭고 맥주를 살 때도 제작진은 ‘20분 이상의 방송분량 확보하겠구나’라며 좋아했을 것입니다. 그 예상대로 이승기는 제주 국도편에서 방송 분량을 확보하는 1등 공신이 되었지요. 왜 이승기가 1등 공신이 되었을까요?

지난주 맴버들은 한반도 지도에 그려진 5개의 국도중 사다리를 타서 이동 거리가 가장 짧은 제주 1118번 국도를 선택했지요. 맴버들은 고생 안한다고 즐거워했을지 몰라도 제작진은 속으로 한 숨을 쉬었을 것입니다. 500km가 넘는 7번국도, 한반도를 관통하는 19번국도, 서해에서 동해까지 횡단하는 34번, 46번국도, 그리고 짧지만 아름다운 1118번 제주 지방도중에서 맴버들이 고생하며 방송 분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코스는 동해안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7번 국도지요. 그런데 제작진이 가장 걱정하는 제주 지방 국도가 선택된 것이지요. 이때부터 나영석PD 등 제작진은 방송 분량 때문에 머리 싸매시 시작하죠.

강호동, 이승기 등 출연자 외에 150여명이나 되는 스탭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며 1박2간일의 촬영으로 2주간의 방송 분량을 확보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주 1118번 국도로 여행지가 결정되고 막상 제주도에 도착해보니 거리가 30km밖에 되지 않아 1시간도 채 안걸리는 이동거리를 보고 제작진은 아마 난감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강호동이 출발지에서 예능의 정석이라는 '입수'도 하고, 의도하진 않았지만 캠핑카가 모래에 빠지는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한 것은 ‘방송 분량’때문이었죠.

그래도 방송 분량이 걱정됐던지 강호동은 이동중에 메밀밭에서 포토타임을 갖던 중 눈치게임을 벌여 최후 수단인 ‘낙오자’ 1명을 남겨두고 떠나기로 했는데, 김C가 결정됐죠. 그러나 어제 김C와 신입PD가 걸어서 이동하면서 얻은 방송 분량은 길어야 1분 남짓이었어요. 김C가 이동 중 농가에서 일손을 도와주고 귤을 얻어가면서까지 방송 분량을 위해 노력했지만 밤이 되어 깜깜한 화면외에는 보여줄 것이 더 없었죠. 짧은 30km를 이동하며 방송분량 때문에 고뇌하는 제작진의 표정이 눈에 훤히 보이는 듯 하네요.

베이스캠프는 최초 해안 절경이 아름다운 김녕으로 가려했지만 캠핑카를 세울 곳이 마땅치 않아 모구리야영장으로 장소를 바꾸었어요. 짧은 제주 국도를 따라 여행하는 일정상 제주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스케치하려는 제작진의 뜻도 마음대로 되지 않네요. 그런데 구세주 이승기가 활약하기 시작했지요.

베이스캠프에 와서 낮에 마트에서 구입한 요리재료로 저녁식사 준비를 할 때 이승기의 ‘비어 치킨’이 위력을 발휘한 거죠. 이수근과 은지원 등이 걱정스럽게 바라봤지만 닭과 캔맥주를 이용해 ‘비어 캔 치킨’을 만든다며 이승기는 랩을 씌운 채 닭을 그릴에 올려놓는 등 특유의 ‘허당’ 모습을 보여주었고, 강호동의 닭머리 치킨과 함께 흥미진진한 요리 과정을 보여주었어요. 맥주캔 위에 올려놓은 닭이 넘어지고, 캔맥주가 다 쏟아지는 등 이승기는 ‘비어 캔 치킨’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걱정하던 ‘방송 분량’을 20분 이상이나 확보해주는 기특한(?) 일을 해낸 거지요. 제작진이 이승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죠. 가끔씩 배경음악으로 이승기 노래 팍팍 깔아주는 것도 이승기가 이렇게 이쁜 짓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승기의 캔맥주 간접광고 논란은 어제 방송을 통해 사실 무근임이 밝혀졌습니다. 검은 안경을 쓰고 사람을 보면 검게 보이기 마련이죠. 성실하고 겸손한 이승기에게 검은 안경을 쓰고 ‘비어 캔 치킨’을 왜 만들까 하고 본 사람들이 만든 간접광고 논란은 이승기의 진가를 모르고 한 소리죠. 이승기는 어제 왜 그토록 요리에 집착하는지 그 이유를 ‘비어 캔 치킨’이 아닌 ‘비어 치킨’을 통해서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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