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방송은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게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 방송입니다. 요즘도 1:100, 퀴즈원정대, 우리말 퀴즈, 장학퀴즈 등 퀴즈방송은 참 많습니다. 이렇듯 톡톡 튀는 개성과 재치, 그리고 지혜를 겨루는 퀴즈게임과는 달리 무한도전 맴버들이 만든 무도만의 특별한 퀴즈쇼가 펼쳐졌습니다.
이번주 <궁 밀리어네어> 퀴즈특집을 보면서 김태호PD의 머리가 참 비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맴버들에게 일주일전에 ‘궁’ 특집을 촬영한다며 빗속에서 경복궁, 창경궁 등을 돌아 디니게 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5대 ‘궁’투어를 하면서 각 궁에서 주어지는 미션을 완수해야만 맴버들은 다음 궁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5대 궁 촬영을 마치고 제작진은 맴버들을 스튜디오로 다시 불러들여 일주일전에 둘러보았던 궁과 관련된 퀴즈쇼를 촬영한 것입니다. 맴버들은 퀴즈쇼에 들어가서야 '그때 잘 봐둘껄...'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최대한 기억을 살려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맴버들에게 사전에 정보를 주지 않은 채 5대 궁을 둘러보게 한 후 그 경험을 토대로 문제를 풀게 한 것입니다. ‘무도’ 맴버들은 이런 영문을 모른 채 퀴즈쇼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일주일전에 무심코 돌아다녔던 궁에 관한 문제입니다. 생각만 잘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맴버들은 김태호PD의 이런 계략(?)에 말려 퀴즈쇼에 참가했지만 열심히 문제를 풉니다. 총 12단계의 문제를 6명이 릴레이형식으로 맞추는 형식인데, 12단계 모두 통과하면 500만원의 상금을 타게 됩니다. 그러나 단 한명이라도 오답을 말할 경우 퀴즈는 그대로 끝나게 됩니다. 유재석이 사회를 보고 나머지 맴버 5명이 릴레이식으로 문제를 풉니다.
1번타자 정준하가 달랑 한 문제를 맞추고, 2번타자 박명수가 4문제를 맞추었습니다. 5단계까지 간 것입니다. 나머지 7문제를 맞춰야 500만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5단계후에는 난이도가 조금 높아졌습니다. 박명수는 4문제를 풀고 인터넷 찬스를 사용해서 정답을 맞추려는 순간 아쉽게 시간 관계상 다음주로 미뤄집니다. 스릴넘치는 맴버들의 퀴즈쇼를 통해우리가 잘 몰랐던 조선시대 역사는 물론 서울 시내안에 있는 5대 ‘궁’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김태호PD는 버라이어티의 특성인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사전 촬영 컨셉도 알려주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정해진 포맷에 따라 이번주 특집이 뭐라고 알려주고 촬영하는 것에 비해 생동감과 박진감이 있었습니다. 예능의 ’리얼(real)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샘플로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지난주 <1박2일>은 전남 나주편에서 퀴즈 복불복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MC몽과 이수근이 그리스와 독일의 수도를 틀려 설정 논란이 있었습니다. 진짜 몰라서 틀렸느냐, 아니면 알고도 틀렸느냐 하는 문제는 결국 퀴즈문제를 푼 이수근과 MC몽만이 알겠지만, 제작진과 본인들은 절대 설정이 아니고 정말 몰라서, 아니 생각이 안나서 틀렸다는 것입니다. 문제 자체도 국가의 수도이름을 묻는 단순한 퀴즈여서 이에 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1박2일> 복불복 퀴즈와 달리 <무한도전> 퀴즈 특집은 맴버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깜짝 퀴즈쇼였습니다. 일부러 틀리고 할 여유가 없습니다.
6명의 맴버 모두 최선을 다하며 우리 궁에 관한 역사문제를 풀어갑니다. 맴버들이 퀴즈를 풀어나가는 동안 시청자들은 재미와 함께 상식적인 역사공부도 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꿩먹고 알먹는 것 것입니다. 이것이 무한도전다운 연출이며, 김태호PD가 예능을 버라이어티 그 이상으로 풀어내는 능력입니다.
이번주 <궁 밀리어네어> 특집은 버라이어티 사상 최초로 우리 나라 5대궁 투어를 통해 예능의 기본요소인 재미는 물론 500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공부를 하게한 훌륭한 연출이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