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주말 예능의 비수기입니다. 화창한 주말에 TV앞에 붙어있을 시청자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주 <무한도전> 등 전체 예능 프로 시청률은 하락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무도'는 13.8%의 전국 시청률을 보이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예능 비수기에도 '무도'의 인기는 식을줄 모릅니다. 이런 인기는 다른 예능 프로에 비해 '무도'팬들이 그만큼 충성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충성도가 높은 만큼 무도팬들은 맴버 교체나 추가 문제를 두고도 애정이 넘치는 충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 4월 김연아 특집 '축제의 무도'편부터 출연한 리쌍의 길을 두고 그동안 참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논란을 두고 김태호PD는 고정맴버가 아니라고 했다가 '제 8의 맴버'임을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팬들은 또 다시 '길 출연을 절대 안된다', '전진보다 재미있다'는 등 많은 의견과 충고(?)가 넘치고 있습니다. 모두 다 '무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들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그 성패는 PD 등 제작진이 책임을 집니다. 요즘은 시청률로 프로의 성패를 가늠하기 때문에 김태호PD 또한 제작에 많은 땀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김PD가 길을 투입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무도'의 맴버는 6명입니다. 길이 들어오자, 팬들은 내년초 군입대할 전진을 고려해 투입한 것, 혹은 전진이 요즘 부상 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길에게 그 역할을 보완하도록 투입했다는 것 등 많은 설들이 난무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목적에서든 길은 지난 4월말 '무도' 투입 이후 제 역할을 다하고, 시청자들에게 인상깊은 재미와 웃음을 주었습니다.
길이 <놀러와>에서 보여준 비호감 이미지 때문에 '무도'에서도 비호감으로 보일 것이다라는 선입견은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유재석, 박명수 등 베테랑 맴버들을 제외하고 최근 3~4주간 '무도'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것은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도'에 들어오자 마자 마치 오래된 맴버처럼 빠른 적응력을 보인 것은 그만큼 예능끼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태호PD는 처음에는 정준하가 촬영 일정으로 빠지자, 대타로 출연시켰는데 의외로 적응도 잘하고 넉살도 좋아 가능성이 있겠다 판단한 듯 합니다.
처음에 김태호PD가 길을 두고서 고정이다, 아니다 확실하게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길의 예능 가능성을 두고 저울질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달간 출연시켜본 결과 제작진은 길이 '무도'에 출연해도 전혀 문제가 없겠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한 듯 하고 그 결과 오늘 김태호PD는 공식적으로 길이 제8의 맴버임을 밝혔습니다. 사실 길의 예능끼는 이미 이경규도 인정했습니다. 천하장사 강호동의 예능가능성을 알고 데뷔시킨 이경규가 예능적 자질을 보는 눈은 정확한데, 2009년 유망주로 길을 지목한 것을 보면 길의 예능적 자질과 능력은 어느 정도 갖춘것으로 판단됩니다.
김태호PD가 길을 제 8의 맴버로 밝힌 이상 길을 두고 출연이 '된다', '안된다' 논란은 무의미합니다. 이제부터는 길이 '무도' 맴버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예능적 자질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능 프로 고정 맴버는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인기가 떨어지면 하차할 수 있고, 개인의 사정에 따라서도 하차할 수 있습니다. 최근 <패밀리가 떴다>도 박예진, 이천희의 하차와 맞물려 박해진과 박시연이 새로 투입된다고 하자, '패떴'팬들은 맴버 교체를 두고 많은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김태호PD는 그동안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프로그램을 제작해왔습니다. 이번 길 출연을 두고도 '무도' 게시판과 인터넷 뉴스 등을 모니터 하며 나름대로 장고를 했을 것입니다. 프로그램 제작책임자가 장고끝에 내린 결정이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이를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솔직히 무도 초창기에는 유재석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확실하게 재미와 웃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맴버들이 하나가 되어 김태호PD와 하나가 되어 4년간을 진행해오면서 많은 웃음과 재미를 주는 주말 버라이어티의 대표적인 프로로 자리잡았습니다. 길 역시 처음에는 다소 마음에 들지 않고, 비호감을 주더라도 한 두번 보다 보니 의외로 재치와 개성도 있고, 적응도 잘합니다.
또한 길의 투입으로 유재석과 정형돈 등의 역할이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에 '무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길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수 있습니다. 현영도 처음에는 비호감이었지만 이제는 예능MC로서 자리 잡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첫 인상이 중요한 것이 연예계라지만 길은 한번 보고 두번 보고, 보면 볼 수록 그의 진가가 나타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김태호PD의 결정대로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예능 프로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패떴'도 맴버 교체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고, <1박2일> 역시 포맷의 다양화를 통해 시청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차제에 김태호PD도 예능 비수기를 맞아 길을 투입함으로써 '무도'에 새바람을 일으키려 하고 있습니다. 김태호PD가 그동안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듯이 이번 길의 투입도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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