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라이어티

윤도현의 독특한 선언은 록커의 뼈저린 자기 반성

by 카푸리 2011. 7. 12.
반응형

가수 윤도현은 '나가수'로 재기했다. 정치적 외압설이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그동안 방송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나가수'를 통해 CF까지 찎는 등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윤도현에겐 '나가수'는 참 고마운 프로다. 그런데 윤도현이 'YB 독특한 선언 화제'란 제목으로 공식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니 '나가수'에 더 이상 열심히 하지 않겠다고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윤도현의 말은 '나가수'에 출연하면서 너무 경쟁(순위)에 치우치다 보니 YB밴드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뼈저린 자기 반성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앞으로는 순위에 신경쓰지 않고 즐기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한 것이다. 순위에 신경 쓸수록 오히려 팬들에게 촌스럽고 거북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가수' 창업 맴버인 윤도현은 본의 아닌 순위 싸움(?) 때문에 길들여지는 자신의 무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고,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무대의 자유를 찾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윤도현은 왜 이런 독특한 선언(반성)을 했을까? 명목은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다지만 실상을 보면 제작진에 대한 반발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나가수'는 시청률에 급급해 출연가수들의 베스트만을 요구해왔다. 10년 이상된 가수들이 '나가수' 무대에 올라서기만 하면 떠는 이유는 시청자들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제작진에 대한 부담 또한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제작진이 하라는 대로 청중평가단이 추천한 노래 등 쟝르를 불문하고 노래를 부르다 보니 오버까지 해가며 노래를 해야 했다. 이런 부담 때문에 박정현, 이소리, 윤도현, 김범수 등 누구 할 것 없이 몸살이 나는 등 목과 몸은 만신창이가 돼갔다.

여기에 지난주부터 '나가수'는 '1박2일'과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나가수'은 '신입사원'이 끝난 틈을 타 155분 파격편성으로 '1박2일'과의 시청률 격차를 근소한 차이까지 줄였다. 이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나가수'는 '1박2일'과 맞짱을 떴는데, 결과는 예상 외로 참패다. 오히려 '나가수'는 시청률이 떨어지고 '1박2일'은 더 올랐으니 말이다. 물론 '1박2일'은 200회 특집 효과도 있었다고 보지만 '나가수'의 거품이 걷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1박2일'과 더 치열한 싸움을 할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나가수' 출연가수들이 앞으로도 몸이 부서지고 무대에서 쓰러지더라도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한다. 그러니 무대에서 자신의 있는 힘을 다해 부를 수 밖에 없다.
'나가수'를 '나는 성량이다'라고 비아냥대기도 하는데, 앞으로 더 고래 고래 소리를 질러 불러야 한다. 힘을 빼고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는 김연우마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노래를 불렀지만 탈락했다. 어디 이뿐인가? 노래만 갖고는 안되고 이제 김범수처럼 코믹 댄스도 추고 화려한 볼거리도 제공해야 한다.

'나가수'가 인기를 끈 이유는 음악다운 음악, 아이돌에 묻혀 보이지 않던 가수다운 가수를 봤기 때문이다. 이런 가수들의 음악은
귀로 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제 귀보다 눈으로 보는 음악, 즉 퍼포먼스 쪽으로 나가려 한다. 신정수PD가 '나가수' 무대에도 아이돌을 출연시킨다는 말을 했을 때 시청자들이 극구 반대한 이유가 뭔가? 물론 아이돌 모두 노래를 잘 못부른다는 말이 아니라 '나가수'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주 옥주현이 이효리의 '유고걸'을, 장혜진은 카라의 '미스터'를 불렀다. 귀로 듣는 음악을 좋아했던 시청자들이 옥주현, 장혜진 무대를 보고 실망한 것은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윤도현은 옥주현, 장혜진 무대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사실 옥주현이나 장혜진이 파격적인 노래를 부른 것은 순위싸움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옥주현은 처음 들어올 때부터 지금까지 네티즌들의 하차 희망 가수 1순위다. 옥주현으로선 이런 비호감을 깜짝 놀랄만한 변신으로 반전을 노렸는데, 기대 이하였다. 또한 장혜진은 조관우와 함께 들어왔는데, 조관우가 1위하는 걸 보고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그녀만의 음악 색깔은 뒤로 둔 채 카라의 '미스터'를 불렀는데, 개인적으론 최악의 무대였다. 윤도현 또한 장혜진, 옥주현처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의 음악이 아니라 촌스런 노래를 불러왔던 것이다.

장혜진은 7위 충격에 수면제를 먹고도 잠을 못 이룰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나가수'가 이제 사람잡는 '나가수'가 된 것이다. 윤도현 등 원년 맴버들은 이제 많이 지쳤다. 더 이상 제작진의 뜻에 휘둘리기 힘들다. 장혜진처럼 엉덩이춤까지 춰가며 경쟁에 휘말리면 '나가수'는 이제 '나가세요'가 될 지 모른다. 이런 위기감을 왜 윤도현이 모르겠는가? 이런  무대에 계속 서느니 윤도현은 차라리 탈락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록 스피리트(락정신)을 찾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임재범이 MBC스페셜에서 '나는 뼛속까지 록커다'라고 하며 초심을 찾겠다는 것과 같다고 본다. 윤도현의 독특한 선언은 더 이상 '나가수'에서 목청대결, 퍼포먼스 대결로 망가지고 싶지 않겠다고 하는 뼈저린 자기 반성이 아닐까 싶다.

☞ 추천은 무료, 한방 쿡 부탁드립니다!! 카푸리 글이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