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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1박2일, 강호동은 예능 특공대장이다

by 카푸리 2009.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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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1박2일>이 사상 최악의 기상속에서 최고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국민MC 강호동이 있었습니다. 유재석과 더불어 강호동에게 국민MC라는 타이틀을 붙여준 이유를 이번주 ‘팜스테이’ 특집에서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비를 몰고 다니는 <1박2일>은 폭우, 번개, 폭설, 안개, 강풍 등 ‘날씨주의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기상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군대 특공대장처럼 예능 특공대장 역할을 맡은 강호동이 있었기에 <1박2일>의 ‘버라이어티 정신’에는 불가능이 없었습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피해 강원도 평창 베이스캠프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지 않습니까? 좀비 게임에서 22초로 꼴찌를 한 이수근이 벌교 뻘 수준의 운동장에서 벌칙을 수행하면서 넘어지고, 구르고 고인물에 수영하면서 몸개그 투혼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수근을 따라다니며 촬영하던 VJ마저 넘어지면서 설상가상으로 카메라 한대가 고장나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는 그야말로 방안에 들어앉아 강원도 감자로 빈대떡이나 붙여먹으면 딱 좋은 날씨입니다.


운동장에서 이수근을 벌칙을 지키보던 막내 이승기가 나영석PD에게 “혼자 뭐라도 할까요?”하자, 나PD는 “방송 분량 5분만 뽑아주세요!”라며 걱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승기는 코끼리코 10바퀴를 돌더니 그대로 자빠지면서 나영석PD에게 뻘 수준의 운동장에서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이수근과 이승기가 빗속에서도 버라이어티 정신을 발휘하자 강호동의 예능의 정석이 나옵니다.

강호동의 예능의 정석 7막 7장은 ‘물을 보면 입수하라!’입니다. 그런데  지난주는 물이 없었습니다. 하늘에서 샤워기 틀어놓은 듯한 장대비와 벌교 뻘 수준의 진흙탕에서 강호동이 생각해낸 것은 예능의 정석 8막 8장 “진흙탕을 보면 뒹글어라!”였습니다. 그리고 코리리코 10바퀴 돌고 3단뛰기에서 그는 육중한 몸을 뻘 속으로 내 던졌습니다. 예능 15년차 MC 강호동은 방송 분량이 걱정될 정도의 악천후 속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위기상황속에서 몸을 던짐으로서 <1박2일>을 살린 것입니다.

강호동은 몸으로만 예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능의 정석 저자답게 위기상황속에서도 번뜩이는 예능 아이디어가 뛰어났습니다. 마치 사방으로 포위된 전장터에서 살아날 방도를 생각해내는 군부대 지휘관 같은 포스가 있습니다. MC몽과 김C의 몸개그를 보면서 강호동은 제작진에게 ‘재미있는 포토제닉상’을 제안했습니다. 코끼리코 10바퀴 돌고 3단 뛰기 기록보다 이왕 망가진 몸 온몸으로 가장 웃기는 맴버를 뽑자는 것입니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PD등 스탭들이 시키는데로 하는 것이 아니고 출연진과 함께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예능의 정석’을 기본편을 통해 가르쳐준 것입니다.


강호동의 제안으로 이번에는 누가 가장 망가지면서도 웃음을 주는지 2차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강호동은 살신성인의 투혼을 발휘합니다. 이수근이 미친 돌기로 범상치 않은 웃음을 주자, 강호동은 잠시 고민하더니 ‘도전’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코끼리코 10바퀴를 도는 것만으로도 1등을 차지할 정도의 몸개그를 보이더니 '경력 15년차 MC의 끝을 보여주마', 즉 초심으로 돌아간 버라이어티 정신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진흙탕속을 다이빙하듯 덮쳐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흙속에 몸을 담근 것입니다. 뻘 수준의 운동장에 강호동은 몸의 반이 잠길 정도로 몸을 날렸습니다.

살수차 뿌리는 듯한 비와 진흙탕 수준의 운동장에서 하루 종일 구르고 넘어진 맴버들은 몸이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도 악천후속에서 정상적인 날씨보다 더 재미있는 방송분량을 뽑아내리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5년차 MC 강호동은
예능 특공대장 처럼 '진흙탕을 보면 뒹글어라!"라는 예능의 정석을 하나 더 추가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최고의 ‘팜스테이’ 특집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강호동에게 국민MC외에 예능 특공대장이란 타이틀을 부여할 것을 제작진에게 건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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