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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무한도전, 길의 역할은 용역업체 대표였다

by 카푸리 2009.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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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여드름 브레이크’는 손에 땀을 쥐는 탈주극인양 보였지만 ‘철거’, ‘이주민’ 등 사회성 짙은 메시지를 보여주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촬영 배경지로 등장한 시민아파트, 연예인아파트, 오쇠동 등을 다니며 형사와 탈주범들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결국 탈주범중 박명수, 전진 그리고 역할이 의문시 되던 길 등 세 명이 황천길행 배를 탐으로써 수사가 종결되었습니다.

그런데 형사와 탈주범 사이에서 오락 가락 정보를 흘리던 신입맴버 길이 이번 ‘여드름 브레이크’에서 어떤 역할로 나왔는지에 무도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길은 지난주 남산 시민아파트에서 동생 빡빡이 길과 함께 탈주범들에게 음식을 주고 차 열쇠와 돈까지 주었습니다. 그리고 길은 또다시 연예인아파트에 등장했습니다. 여기서도 길은 탈주범 전진, 정준하에게 차비로 3만원을 줍니다. 그리고 먼저 도착한 박명수, 노홍철에게 “차 줬잖아?”라는 말을 해서 전진과 정준하가 차를 탈취해서 도망가도록 합니다. 한마디로 탈주범들을 도와주면서 자기를 믿게 만드는 음흉한 존재입니다.


형사(유재석, 정형돈)들이 도착하자, 길은 GPS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 정보를 탈주범들에게 제공해줍니다. 그런가하면 떡볶이를 주고 얻어탄 형사들의 차 안에서 김포공항이 아닌 인천공항으로 범인들이 가고 있다고 미끼 정보를 흘립니다. 한마디로 탈주범들의 탈주를 도와주는 역할이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여드름 브레이크'에서 보인 길의 역할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이번주 300만원을 두고 탈주범들은 쫓고 쫓기는 중에도 배신과 음모가 판을 쳤습니다. 그 안에서 길은 일명 ‘빡빡이’들을 데리고 차이나타운에 등장합니다. 돈가방을 들고 온 박명수, 정준하에게 짜장면과 짬뽕을 선택하게 하여 월미도행, 황천길행 배를 선택하도록 합니다. 박명수와 정준하가 자장면과 짬뽕을 먹는 사이 길은 돈이 든 가방을 슬쩍 바꿔치기 합니다. 박명수는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정준하는 눈치를 챕니다. 이후 박명수 등 탈주범들과 길은 돈가방을 두고 치열한 두뇌싸움이 벌어집니다.

여기서 탈주범들은 철거지역 재개발 이익을 노린 투기꾼이나 철거민들보다 자기들 이익만 챙기려 드는 재개발추진위원회 위원들입니다. 시민아파트, 연예인아파트, 오쇠동 등을 다니며 철거민들에게 가야할 돈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은 마땅히 철거민들에게 가야할 개발 이익을 뺏는 투기꾼이나 일부 몰지각한 재개발추진위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들 때문에 철거민들은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길의 역할은 철거민들의 이주비 300만원을 노린 용역업체 대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철거민들에게 가야할 돈을 빼앗아 달아나는 설정이지만, 중간에 빡빡이들을 대거 동원시킴으로써 용역 깡패들을 연상시켰습니다. 용역 깡패들은 철거민들이 정당하게 보상을 받을 때까지 이주하지 못한다고 버티는데, 이를 강제로 철거시킴으로써 그 댓가로 철거민들의 보상금액을 적게 만들고, 결국 그 금액은 용역업체 수고비로 가게됩니다.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악랄한 이미지입니다.

그러면서 형사(정부)에게 미끼 정보를 흘리기도 하고, 또 탈주범, 즉 투기꾼이나 재개발추진위원들에게 정부의 단속 정보를 흘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 공생하게 됨으로써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철거지역 이주민들에게 돌아갑니다. 이런 피해에 항의하며 이주를 못하겠다고 버티면 ‘무도’에 나온 빡빡이들이 이주민들을 강제로 철거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쇠동에서는 4남매가 의문의 화재로 숨지는 사고까지 일어났습니다. 왜 죽었는지 아직 그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설정이긴 하지만 가뜩이나 안티가 많은 길은 이번 ‘여드름 브레이크’에서 맡은 용역업체 직원 역할로 더 많은 안티를 양산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길 한명을 보는 것도 싫어하는 무도팬들이 많은데, 5~6명씩 떼로 나타나니 오죽하겠습니까? 빡빡이를 싫어하는 팬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일부 팬들은 길의 출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무도 맴버로서 정식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김태호PD가 ‘무도-여드름 브레이크’ 수사종결 보고를 자막으로 처리한 내용이 인상적입니다.

사건명 여드름 브레이크 수사 종결보고
“입만 산(살아있는) 형사들은 범인들을 놓쳤고, 범인들은 300만원을 들고 완전 도주를 했다.”

정부는 철거, 이주민대책과 관련하여 돈 없는 서민들도 내 집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뿐이지, 올해 1월에 용산철거민 사건으로 4명이나 죽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용산철거민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대책위에서는 정부에 계속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여드름 브레이크’에 나오는 탈주범, 즉 자신들의 이익만 쫓는 일부 재개발추진대책위원회들과 빡빡이들이 이주민들에게 돌아가야할 300만원을 빼앗기 위해 오늘도 혈안이 되고 있지는 않는지요?

이번 '여드름 브레이크' 특집을 보면서 '무도'는 예능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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