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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노대통령을 가슴으로 보내드렸다

by 카푸리 200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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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오열과 애도속에 故 노무현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이 오늘(29일) 엄숙하게 거행됐습니다.
영결식장과 노제 현장을 직접 가보지 못하고 낮에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YTN 생중계화면을 봤습니다. 국민장은 고향 봉화마을에서 열린 발인식, 경복궁 앞뜰의 영결식, 그리고 서울광장의 노제, 화장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영결식을 마친 노대통령의 장의행렬은 서울광장의 노제로 이어졌습니다.

제 직전의 추모공연 사회자는 방송인 김제동이 맡았습니다. 추모공연이 시작되자 무대에 오른 김제동은 "주최측에서 준 원고대로 도저히 사회를 보지 못하겠다"며, "그냥 제 가슴에서 느끼는 대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사회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의 운구차가 들어오자 "바보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을 맞이하겠습니다"고 울먹이며 그는 많은 사람들의 슬픔을 대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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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서울광장에 노대통령을 추모하는 노란색 풍선 물결을 보며, 노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했습니다.
"이 땅에 언어가 생기고, 이 땅에 말이 생기고, 이 땅에 글이 생긴 이후, 그 어떤 글과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숭고한 아름다운 순간을 저는, 저희들은 지금 보고 있습니다. 그 분의 마음, 뜻 그리고 열정이 단지 그 분만의 것이 아니었음을 여러분들이 직접 보여주기 바랍니다. 사회자로서 그립고 사랑한다는 말 이외의 단어를 사전에서 찾지 못하는 것이 죄송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서울광장 시민들은 그에게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김제동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가슴 따뜻한 말들은 추모공연 내내 계속됐습니다.

제동의 말중 필자의 가슴을 가장 뜨겁게 했던 말은 안치환씨이 민중노래패 '우리나라'의 마지막 공연전에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에 답하는 형식의 추모사 내용입니다. 국민들의 가슴을 대변한 듯한 이 말은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울렸고, 저 또한 방송을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들이 당신에게 진 신세가 너무도 큽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그 분에게 받은 사랑이 너무나 큽니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희가 그 분으로 인해 받은 행복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짐 우리가 오늘부터 나눠지겠다고 다짐합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죄송하지만 오늘은 저희가 슬퍼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슴 속, 심장 속에 한 조각 퍼즐처럼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미안해 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들이야 말로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운명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운명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님의 뜻을 저희들이 운명처럼 받아들고 가겠습니다. '화장해라'고 하셨습니다. 님을 뜨거운 불구덩이에서 태우는 것이 아니라, 저희들의 마음 속의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 가슴 속의 열정으로 남기겠습니다.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큰 비석 하나만 남기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들 가슴 속에는 큰 비석을 하나씩 세우겠습니다.

그는 서울광장 뿐만 아니라 방송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아니 눈물을 쏟게 만들며 노대통령을 가슴으로 보내드리는 명사회자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노대통령 '노제'에서 보여준 김제동의 모습은 방송에서 보았던 개그맨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노대통령이 편안하게 길을 떠날 수 있도록 국민들과 함께 눈물의 환송식을 거행한 진정한 국민MC였습니다. 서울광장을 노란색 물결로 가득 메운 시민들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았습니다.

제동은 지난 24일 노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에 대해 그의 팬카페에 애도의 글을 올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소중한 분을 잃고 참 많이 울었다"고 고백하면서, "그렇게 나쁜 분이셨으면, 홀로 담배를 찾으시다 가실 분일 정도로 외로운 분이었다면, 그분과 함께 해온 세월이 너무 아깝다"고 했습니다. 유족들의 뜻에 따라 그가 노제 사회자로 선정되자, 일부 사람들은 이명박대통령 취임식때  그가 식전행사 사회를 본 것을 두고 노대통령 노제 사회자로 적합치 않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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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 처음 이대통령 취임식 사회 의뢰가 들어왔을 때 김제동은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며 고사했었습니다. 그러나 연예계 선배, 지인들로부터 취임식과 같은 국가 행사 사회를 정치적인 이유로 거부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 사회를 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김제동이 마치 이명박정부를 지지해서 사회를 본 것처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점은 분명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 김제동은 누구를 콕 찝어서 지지하는 연예인이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이번 노대통령의 노제때 추모공연 사회를 봤다고 해서 행여 방송출연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송인 김제동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된 오늘 추모공연 사회를 보면서 노무현대통령만큼 김제동은 소탈하고 인간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슬픔에 잠긴 우리 국민들과 함께 노대통령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김제동은 가슴으로 떠나보내 드렸습니다. 그래서 노대통령의 떠나는 길이 외롭지 않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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