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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김정태, 김종민과 엄태웅 분발 촉구하다

by 카푸리 2011.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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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에 이은 명품조연 특집에서 탁월한 예능감으로 시청자들로부터 고정 요청(?)까지 받은 배우 김정태는 멍석을 깔아주지 않아서 그렇지 버라이어티에 언제든지 적응할 준비가 돼 있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악역을 주로 맡아 예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가 밀가루 반죽 하나로 '1박2일'을 평정한 것을 보면, 엄태웅과 김종민 자리를 위협하고도 남는다. 김정태의 활약을 보니 '1박2일'도 '나는 가수다'처럼 서바이벌 형식으로 웃기지 못하는 맴버는 투표를 통해 탈락하는 방식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 번 고정이면 웃기지 않아도 계속 안고가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1박2일'이든 '무한도전'이든 예능 프로에서 비호감 소리를 듣거나 예능감이 없는 맴버도 있다. 문제는 한 사람 때문에 전체적인 재미를 반감시키거나 흐름을 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이런 맴버에 대해 하차를 요구하지만 제작진은 못들은 척 그냥 안고가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재미가 없다고 해서 하차를 시키면 화합과 팀워크를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인 특유의 '그 놈의 정 때문에...'라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하차시키지 않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시간이 지나며 예능감을 찾아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지만,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명품조연 특집에 출연한 배우들 중 성동일을 제외하고는 예능감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왠걸? 김정태는 물론 안길강, 성지루 등 모든 배우들이 기존 예능과는 다르게 하나같이 순수하고 꾸밈없는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김정태는 명품조연 특집만 놓고 볼 때 엄태웅, 김종민 두 사람을 합친 것보다 훨씬 존재감도 컸고, 재미도 있었다. 단 한 번의 출연으로 이 정도인데, 고정이라면 훨씬 더 다양한 모습으로 깨알같은 재미를 주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물론 제작진이 기존 맴버들보다 게스트 위주로 살려지고 편집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아무리 띄워주려고 멍석을 깔아줘도 멍석 위에서 잘 놀지 못하면 멍석을 깐 제작진이나 시청자들만 민망하다. 배우들이라 그런지 김정태, 성동일 등은 마치 '큐' 사인을 주면 바로 배우로 돌아가듯, 배우의 틀을 벗고 바로 예능 모드로 변신해 예능 첫 출연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배우들이 예능 출연을 영화출연의 한 장면으로 생각했다고 해도,
그 연기가 예능끼에 가까워 인정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


일단 김정태의 망가짐을 보면 거부감이 없다. 이수근이 기타를 치고 김종민이 노래 부르는데, 절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 빵 터졌다. 말이 조연이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존재감들이니 예능에서도 기존 맴버들을 능가할 정도로 재미와 웃음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전혀 거부감도 없었다. 이번 명품 조연 특집 때문에 앞으로 김종민과 엄태웅의 예능감이 도마 위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마음 같아선 이번 명품배우 특집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김정태와 성동일이 엄태웅과 김종민 대신 들어오면 '1박2일'이 훨씬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제작진이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김종민은 군입대전 돌아오면 다시 받아주겠다고 했고, 엄태웅은 김C, MC몽 하차로 한창 어려운 시기에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출연을 요청한 지라 무 짜르듯 하차시킬 수도 없다. 그러나 이번 명품조연 특집을 보면 엄태웅과 김종민의 존재감은 사실 제로에 가까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동일이 농담삼아 엄태웅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안하고 출연료를 꼬박 꼬박 받아간다고 한 것은 농담 속에 뼈가 들어있다고 본다.


김정태처럼 악역을 하면서 천연덕스럽게 코믹 몸개그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긴 무척 어렵다. 영화와 드라마에만 매달려오다 보니 그의 예능감이 늦게 발견된 것 같은데, 진작에 버라이어티에 진출했다면 정형돈, 이수근을 능가하는 예능의 2인자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끼를 김정태는 어떻게 숨기고 살았는지 싶을 정도다. 김정태는 몇 달 전에도 '놀러와'에 출연해 빵 터지는 존재감을 보여줬는데,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김정태의 예능 도둑질이 앞으로 더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명품조연 특집을 보면서 '1박2일'도 '나가수'처럼 서바이벌 형식으로 한다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서로 웃기려하고 튀다보면 예능이 너무 삭막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사실 예능을 서바이벌 포맷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오디션 프로가 아니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존재감과 재미도 없이 '고정'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놀고 먹으며 출연료를 챙기는 맴버들에게 김정태, 성동일 명품 조연들이 뜨끔하게 해준 효과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예능은 개그맨 등 특정인만 출연하는 특권이 아니란 것을 이번 여배우와 명품특집 조연들이 확인시켜주었기 때문에 병풍 소리를 듣던 맴버의 분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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