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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찬유' 한예원,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악녀

by 카푸리 2009.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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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시청률 40%를 넘으며 대박드라마가 된 것은 이승기, 한효주의 열연 외에도 반효정, 김미숙, 문채원, 배수빈 등 조연급 연기자들이 주연을 빛내준 덕분입니다. '찬유' 조연급 연기자중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배우중의 한 사람이 바로 한예원입니다. 그녀는 ‘찬유’에서 선우환의 여동생 선우정으로 밉상 캐릭터지만 오히려  미워할 수 없는 악녀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악역이긴 하지만 전혀 욕도 먹지 않고 오히려 웃음과 재미를 주면서 선우정역을 능청스럽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찬유’에서 선우정은 부잣집 막내딸로서 부족함이 없이 자라며 명품 쇼핑을  유일한 낙으로 사는 철부지입니다. 사치가 심해서 할머니 장숙자 회장(반효정)이 카드를 끊은 것은 물론, 생활비도 주지 않고 직접 돈을 벌어 쓰라고 해도 엄마 오영란(유지인)과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철 없고 귀여운 푼수입니다. 얼마나 철이 없으면 촬영장에서 할머니역을 맡은 반효정이 심각하게 타이르는 신에서 한예원이 엉뚱한 말만 쏘아대다 보니 반효정이 “너무 웃겨서 얘랑 도저히 못하겠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밉상 캐릭터는 전혀 밉지가 않고 시청자들을 웃기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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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선우정은 어느 날 뜬금없이 굴러들어온 고은성에게 할머니가 유산을 다 준다고 하자, 위기의식을 느끼며고 사사건건 은성에게 트집을 잡으며 못잡아 먹어서 안달입니다. 그런데 선우정은 철없는 악역이라서 그런지 아무리 은성이를 못살게 굴어도 이미 철이 들은 은성이를 능가하지 못합니다. 또한 한예원이 밉상으로 나온다 해도 김미숙이 워낙 표독스럽고 못된 악녀로 나와서 그런지 선우정의 밉상역은 악녀 김미숙에게 묻혀버리고 맙니다. 할머니 장회장에게 툭툭 내뱉는 철 없는 소리도 밉지가 않은 것은 부잣집 딸로 자란 환경을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이해하는 극중 분위기 탓입니다.

누구도 선우정의 투정을 피해갈 수 없는데, 선우정이 극중 유일하게 투정보다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박준세(배수빈)입니다. 박준세는 진성식품 박태수이사의 아들로 집안에서 짝지어 준 남자입니다. 준세와 결혼할 날만 기다리다 고은성의 등장으로 그녀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박준세는 그냥 동생으로 생각하지만 선우정은 준세오빠와 결혼하고 말겠다며 고은성이가 준세오빠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고은성은 할머니 재산을 다 차지할 거 같아 미운데, 준세오빠까지 빼앗아 가는 줄 알고 은성이만 만나면 괜히 톡톡 쏘아댑니다. 그래도 은성이는 선우정의 투정을 다 받아줍니다.

‘찬유’에서 이승기와 고은성의 심각한 맬로 라인, 장숙자회장의 치매 등 드라마 전체가 무겁게 흐를 때 극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이 한예원입니다.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도 한예원이 엉뚱한 대사를 툭 내뱉는 것을 보면 시청자들은 웃지 않고는 못 배깁니다. 그녀는 유지인과 함께 ‘철부지 모녀’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찬유’를 통해 가수 꼬리표를 떼고 배우로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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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원은 2002년 그룹 슈가로 연예계에 데뷔했습니다. 슈가 그룹이 해체된 후 1년간의 공백 끝에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업한 후 지난해 <온에어>에 출연했습니다. 슈가때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연기자로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육혜승이라는 본명을 버리고 한예원이라는 이름으로 배우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녀가 데뷔한 드라마 <온에어>는 김하늘, 송윤아, 이범수, 박용하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했는데, 작가와 감독, 그리고 스타와 매니저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려낸 드라마입니다. 여기서 한예원은 신인탤런트 체리역으로 나왔는데, 다소 건방져 보이는 캐릭터지만 연기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습니다.

요즘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하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성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예원은 <온에어>에 이어 <찬란한 유산>에서도 밉상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단단히 찍고 있습니다. 이는 시청률 40%를 넘는 ‘찬유’의 고공행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한예원은 자신의 연기력으로 시청률을 끌어 올릴 수 있을 만큼 연기력은 물론 자신만의 연기 이미지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배우는 이미지를 먹고 사는 직업이기 때문에 한예원 특유의 이미지나 캐릭터를 만들지 못한다면 배우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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