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완연한 봄입니다. 벚꽃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인데요, 상춘객 인파가 많은 요즘 저는 경기도 용인의 한적한 역사 문화지를 방문했습니다. 고려말 충신의 상징 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바로 포은 정몽주 선생이죠. 정몽주 묘가 용인시에 있어서 봄나들이하는 기분으로 다녀왔습니다.
정몽주 선생 묘소로 가면 입구에 주차장이 있는데,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묘역으로 가는 길에도 차를 세울 수 있도록 해서 주차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묘소로 가는 입구에 큰 돌에 새겨진 안내판이 있습니다. 정몽주 선생 묘역은 영일 정 씨 포은공파 종약원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가보니 묘소 입구 좌측에 문화관광 해설사의 집이 생겼습니다. 이곳에서 정몽주 선생 묘소 팸플릿도 얻을 수 있고요, 해설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해설은 월~일요일 10:00~16:00까지며, 온라인이나 현장 신청(당일)도 가능합니다. 해설비는 무료입니다. (해설 문의 전화 ☎031-6193-2068)
저는 자주 오는 곳이라 해설을 듣지 않고 혼자 사부작사부작 돌아봤습니다. 정몽주 선생을 만나러 갈 때 가장 먼저 신도비각이 나옵니다. 신도비각은 1980년에 건립했다고 하는데요, 안에 있는 신도비에는 한문으로 ‘圃隱鄭先生’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신도비각을 지나면 정몽주 선생 묘역 안내도가 나옵니다. 문화해설사의 집에서 받은 팸플릿과 안내도가 없어서 이 지도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보면서 다니면 좋습니다.
정몽주 선생 묘역에는 저헌 이석형 묘와 신도비도 있습니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이석형은 조선 최초로 세 가지 과거(생원, 진사, 문과)에서 모두 장원 급제했다고 합니다. 이석형의 부인 정 씨는 정몽주의 중손녀라고 하는데, 정몽주 묘 옆에 왜 이석형 선생 묘가 있나 궁금했는데, 안내판을 보니 이해가 됩니다.
이석현 신도비를 지나면 노란 생강나무꽃이 만개했고 그 위로 고래등 같은 기와집 몇 채가 보입니다. 포은 정몽주 선생 재실(제사를 지내는 곳) 영모재와 각종 제향이나 종중회의를 하는 모현당, 종택 등입니다.
종택을 지나면 좌측에 홍살문, 정몽주 선생 동상 등이 보입니다. 동상은 묘를 등지고 모현면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가까이 가보면 크기가 엄청 큽니다.
동상 옆에 안내판이 있는데요, TV 사극을 통해 정몽주 선생은 잘 알고 있죠. 포은 선생은 고려 말 충신으로 역사 시간에도 배웠는데요, 동상을 보니 대쪽 같은 성품을 갖고 있는 듯합니다. 그의 고향은 경북 영천인데, 용인에 잠들어 있는 것을 보니 용인이 명당 중의 명당인가 봅니다.
동상 옆에는 <단심가>와 <백로가>가 적힌 비문이 있습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로 시작되는 단심가는 고려왕조가 멸망할 무렵 이방원의 <하여가>에 응답하여 지은 시조입니다. 저도 학창 시절 국어 시험을 위해 달달 외웠었죠.
“까마귀 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로 시작되는 <백로가>는 포은 선생의 모친이 지은 시조인데, 포은 선생이 이성계를 문병하고 이방원의 초청에 나가려 하자 어머니가 시조를 지어 아들에게 경계할 것을 당부하기 위해 지었다고 합니다.
이제 포은 선생의 묘역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묘역으로 들어가기 전에 홍살문이 있는데요, 용인의 심곡서원에도 홍살문이 있죠. 홍살문은 한국 전통 건축에서 신성한 장소를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칠해진 나무 문으로, 주로 궁전, 관아, 능(陵), 묘(廟), 원(園), 서원, 향교 등의 정면에 세워졌습니다.
홍살문을 지나 조금 걷다 보면 소나무 군락지가 나오는데요, 군락지를 중심으로 오른쪽 얕은 능선에 이석형 선생 묘가 있고, 그 왼쪽에 포은 정몽주 선생 묘가 있습니다.
이석형 선생 묘는 좌우에 문인석이 있고, 묘 앞에 제사 음식을 놓는 상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묘 좌측에 묘비가 있는데, 너무 오래돼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몽주 선생 묘는 이석형 묘에 비해 앞에 놓인 것들이 많고 상석도 두 개나 됩니다. 또한 묘 주변으로 담장이 둘러 있는데요, 이런 담장을 곡장이라고 합니다. 포은 선생 묘는 부인 경주 이씨와 합장묘입니다. 죽어서도 금실이 좋으시네요.
곡장은 왕이나 높은 관료들 무덤에만 있는데, 정몽주가 고려말 충신이다 보니 종친회에서 이렇게 곡장까지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네요.
정몽주 묘소에서 아내를 내려다보니 모현면 일대가 한눈에 보입니다. 모현면 지명을 한자로 보면 ‘慕’는 사모할 ‘모’자인데요, 정몽주 선생을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의미에서 마을 지명을 모현(慕賢)면이라 했다고 합니다.
포은 선생 묘를 둘러본 후에는 문화해설사의 집 옆에 있는 카페에서 시원한 차와 케이크, 빵 등을 먹을 수 있습니다. 야외에 파라솔과 벤치가 있어 봄날 풍경을 보며 포은 선생의 충절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죠.
지금까지 포은 정몽주 선생 묘역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정몽주 묘소는 복잡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따뜻한 봄날에 한적한 정몽주 묘소에서 아이들에게 역사도 가르쳐주며 포은 정몽주의 충절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 포은 정몽주 선생 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능원로 45
출입 시간 09: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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