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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한도전, F1 중단 결정 잘된 일이다

by 카푸리 201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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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해오던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 도전을 중단했다고 한다. 중단 이유는 지난 19일 있었던 프로레슬링 경기(WM7)와 연습 일정이 겹쳐 두 가지를 다 추진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무도' 팬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잘된 일이라고 본다. 이는 유재석 등 맴버들이 더 이상 위험한 예능에 나서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 때문이다. 지난주 방송된 WM7이 폭풍 감동과 눈물을 안겨주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부상으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F1 특집은 올 2월에 예고편으로 방송된 바 있다. 유재석은 맴버들 중 가장 좋은 재능을 보여 대표 레이서로 낙점 받았다. 그러나 당시 시청자들은 F1 경기의 위험성을 제기하면서 맴버들이 혹시 다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이번에 WM7 연습 일정과 겹치지 않았더라고 F1을 계속 추진할 경우 시청자들의 우려와 반대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맴버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면서까지 특집을 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만약에 F1을 추진하다 부상 등 문제가 생기면 그 후유증이 클 것이다.


무한도전 맴버들은 운동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WM7 경기를 보면 평균 이하의 남자들이 해내는데는 많은 무리가 따르는 경기였다. 급기야 정준하와 정형돈이 부상을 당했지만, 시청자들과의 약속때문에 부상투혼으로 버텨냈다. 그리고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투혼예능은 한 번이면 족하다. 맴버들이 계속 한계에 도전하는 특집을 하게되면 점점 더 고난이도 특집을 해야 한다. 프로레슬링도 연습과 경기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켰는데, F1은 아무래도 무리였다.

무한도전이 추진하려 했던 F1경기는 실제 경기에 참가하려면 라이센스가 필요하다. 제작진이 맴버들에게 라이센스 자격을 획득하는 정도라 해도 F1특집은 위험한 일이다. 그런데 10월에 전남 영암에서 개막하는 실제 F1 그랑프리 경기 참가까지 고려했다고 한다. 실제 F1 경기에 맴버들을 투입시킬 계획이었나 보다. F1 경기는 시속 250~300킬로를 넘나드는 위험천만한 경기다. 안전장비를 갖추고 한다 해도 자동차 사고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 WM7과 연습시기가 겹친 것이 천만 다행이다.


물론 '무한도전' 팬들 중에는 F1 경기를 고대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봅슬레이, 프로레슬링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고 눈높이가 한창 높아진 시청자들을 위해 계속 수준을 높이다 보면 큰 화가 올지 모른다. 예능에서 이렇게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는가? 이런 위험한 도전 말고도 '꼬리잡기', '돈가방을 잡아라' 등 시청자들의 재미와 웃음을 줄 수 있는 특집은 많다. 작가진에서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특집이 어떤 것인지를 고민해 이제 정상적인 버라이어티를 만들어야 한다.

예능인들은 전문 스포츠선수가 아니다. 아니 스포츠 경기 중에서도 프로레슬링, F1은 부상과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경기다. 맴버들이 목숨을 담보로 예능 특집을 해야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위험한 특집을 계속하다 보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사실 F1특집은 테스트 과정에서 유재석이 유일하게 재능을 보였을 뿐, 나머지 맴버들은 소질이 없었다. 그래서 유재석 혼자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F1 특집을 밀고 나가기에도 조금 뻘쭘했을 것이다. 레슬링도 잘하지 못한 박명수, 길, 노홍철이 겁 때문에 F1경기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맴버들만 이상하게 만들 수 있었다.


'무한도전'의 시작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제작진이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정말 무모한 도전을 해서는 안된다. 제작진이 자주 쓰는 용어대로 F1 도전은 무리수다. 위험하지 않은 에어로빅 도전이 얼마나 재미있었나? 싱크로나이즈 같은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아이템만 잘 구성하면 위험하지 않고도 WM7이나 F1을 능가하는 재미와 웃음을 주 있는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위험한 감동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김태호PD 등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꼭 위험한 도전을 해야 감동을 한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F1 경기까지 하다보면 나중에 전투기 조종 등 더 위험한 도전을 해야 한다. 최근 들어 무한도전의 장기 프로젝트가 위험한 도전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 이제 깨알같은 재미를 줄 수 있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작은 도전이지만 거기서 웃음과 재미를 만들 수 있다. 무한도전이 안전불감증에 노출되면서까지 위험한 도전을 계속하는 것을 대다수 시청자들은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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