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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슈퍼스타K 옥주현, 태도논란의 피해자다

by 카푸리 201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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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2 지역 오디션에서 옥주현의 심사평을 둘러싼 태도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논란의 요지는 옥주현이 대선배인 현미의 말을 가로막는 등 심사 태도가 문제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20일 방송된 슈퍼스타K 방송을 시청한 사람들은 옥주현의 태도 논란보다 그녀의 날카로운 심사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어제 오전에 올라온 모 언론매체 기사가 옥주현의 '예의 없는 행동'에 포커스를 맞춰 기사를 쓰다보니 '옥주현은 버릇없다'라 오해가 확산되었고, 네티즌들은 그녀에게 인신공격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심사에 참여했던 현미는 '옥주현의 젊은 혈기를 이해한다. 예쁘게 봐달라'며 쿨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현미는 음악적인 부분이 아니었다면 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음악적 부분에 대한 것이기에 좋게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겁니다. 태도논란의 상대방이었던 현미씨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고 한 것이 슈퍼스타K 측의 입장인지, 진짜 본인의 입장인지 모르지만 일단 논란의 불씨는 꺼지는 듯 합니다. 그러나 이번 슈퍼스타K 심사로 인해 옥주현은 태도논란의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닌가 합니다.


옥주현은 심사를 하면서 냉정하게 임했습니다. 어차피 실력도 없는 참가자들에게 입에 발린 얘기를 해가면서 지역 예선에 합격시켜줘도 본선에서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미리 고생을 시키지 않으려는 배려를 한 것이라고 봅니다. 반면 현미는 참가자들을 떨어뜨리는 것이 안스러워서 가능한 합격 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누가 봐도 실력도 안되는 참가자들을 통과시키는 것은 오히려 심사위원의 임무를 망각(?)한 짓입니다. 심사위원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해야하는 게 기본입니다. 옥주현은 심사위원의 도리를 다했고, 참가자들의 옥석을 구분하는데 나무랄 데가 없었습니다.

여기서 옥주현의 태도 문제를 한번 보겠습니다. 가장 큰 논란이 바로 현미의 말을 자르고 옥주현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 겁니다. 참가자 중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Memory)를 부른 도전자에게 현미는 뮤지컬 배우로 키우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옥주현은 현미의 말에 '뮤지컬에선 저렇게 부르면 안된다'며 현미의 심사평을 가로막았습니다. 얼핏 보면 태도논란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까지 받은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 가능성이 전혀 없는 참가자에게 호평을 하는 현미선배의 말에 행여 참가자가 희망을 가질까봐 서둘러 '가능성이 없다'고 한 것입니다.


뮤지컬 배우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 현미처럼 듣기좋은 말을 해주면 그 참가자는 진짜 뮤지컬 배우 소질이 있는 것처럼 생각할 지 모릅니다. 현미의 말대로 옥주현은 혈기가 왕성해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했을 뿐입니다. 만약에 현미같은 대선배가 아니고 옥주현 또래의 심사위원이 나왔더라면 옥주현은 오히려 날카로운 심사평으로 칭찬을 받았을 겁니다. 현미가 나이가 많은 대선배라고 해서 맞지 않은 얘기를 해도 '네, 네' 하며 굽신굽신하는 것보다 옥주현은 심사위원 본분에 충실했습니다.

옥주현이 왜 현미와 이승철이 선배라는 것을 모르겠습니까? 무조건 고개를 숙이면 되는데, 굳이 참가자들의 음악적 재능에 대해 꼼꼼하게 따진 것이 무슨 큰 잘못인지 모르겠습니다. '태도 논란'을 얘기하는데, 아무리 옥주현이 좋게 얘기했어도 그녀가 또박또박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면 선배의 말에 반기를 드는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즉 태도를 좋게 하면서 현미나 이승철의 의견에 맞서는 형국이었다 해도 '버릇없다'는 말은 나왔을 겁니다. 그렇다면 옥주현이 현미와 이승철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건데, 옥주현은 데뷔 13년차 가수로 자신의 잣대와 기준대로 심사한 것이지 누굴 봐주고 안봐주고 한 게 아닙니다. 즉, 대선배들 앞에서 깐깐한 심사가 태도논란으로 불거진 겁니다.


깐깐한 심사를 했다고 해서 옥주현이 혹평만 한 것은 아닙니다. 실력이 괜찮은 참가자들에게는 아낌없이 칭찬도 해주었습니다. 솔직히 논란의 대상이 될 사람은 옥주현이 아니라 현미입니다. 현미는 심사위원 자격이 의심스러울 만큼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심사기준이 너무 후했습니다. 슈퍼스타K는 한 달 후에 단 한 사람만이 신곡으로 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실력도 없는데, 예선을 통과시켜 줘야 그만큼 더 고생만 할 뿐입니다. 그래서 심사위원은 냉정하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깐깐한 이승철이 심사위원으로 인정받는 것은 가능성이 전혀 없는 참가자들을 조기에 걸려내기 때문입니다.

현미는 태도 논란으로 불거진 옥주현을 감싸준다는 기사까지 나와 대인배가 되었고, 옥주현은 천하의 버릇없는 후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태도논란을 보도한 뉴스에서 옥주현이 깐깐하게 심사를 했다는 얘기는 단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옥주현의 심사태도가 대선배인 현미에 맞섰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옥주현 죽이기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를 본 네티즌들이야 당연히 옥주현을 비난할 수 밖에요. 그런데 나중에 일부 매체에서 '옥주현 깐깐한 심사 호평'이란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옥주현 태도논란의 본질은 슈퍼스타K 심사위원으로서 얼마나 공정하고 냉정하게 심사했느냐가 우선이어야 하는데, 대선배 앞에서 보인 태도 하나로 옥주현의 깐깐한 심사는 묻히고 말았습니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지적,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희망을 주는 것은 오히려 고생만 더 시킨다는 생각으로 옥주현은 자신의 본분을 다했습니다. 뮤지컬 배우를 해서 그런지 정확한 발음, 발성, 음정에 대해 나름 일가견을 갖고 심사를 했습니다. 데뷔 13년차 가수가 오디션 참가자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꺼리킴없이 피력하는 것이 당당해 보였습니다. 오히려 현미가 참가자들을 심사하면서 다 좋다고만 했지 구체적인 평가는 없었고, 깐깐하다던 이승철도 일정한 기준이 없어보였습니다.

슈퍼스타K 제작진은 태도논란에도 불구하고 옥주현을 다시 심사위원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옥주현이 다시 심사위원으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심사는 역대 슈퍼스타K 심사위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슈퍼스타K라는 명칭처럼 진짜 스타가 될 사람을 뽑는 심사위원으로 옥주현은 제 역할에 충실했을 뿐인데 태도논란으로 엉뚱하게 피해자가 되버려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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