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비평

연예인 출연료 횡령, YG만의 문제일까?

by 카푸리 2009. 12. 1.
반응형
대형 연예기획사 YG 엔터테인먼트 임직원 3명이 2004년부터 소속 가수들의 출연료 2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는 뉴스를 보니 '터질 것이 터졌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그리고 이것이 YG기획사만의 문제일까 하는 생각도 지울수 없습니다. 재주부리는 놈 따로 있고, 뒤에서 돈 챙기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 기획사 운영 행태라면 연예인들은 돈 버는 기계나 머슴과 다름 없어요. 기소된 YG간부들은 빼돌린 25억원을 유흥비, 생활비, 주식투자비로 유용했다는데, 이런 일이 이번 한번 뿐이 아니라 그동안 고질적으로 이루어져오던 기획사 행태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이 기회에 곪을 대로 곪아터진 연예기획사 비리가 뿌리뽑히도록 샅샅히 수사해서 연에인들이 땀 흘리고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가수들은 빅뱅, 2NE1, 세븐 등인데 이들이 방송 뿐만 아니라 살인적인 행사 스케즐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벌어들인 수익금을 눈 하나 깜짝 않고 빼돌리는 파렴치한 행위를 보니 YG소속 가수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사실 가수 등 연예인들이 겉모습은 화려해도 그 이면을 바라다보면 일반인들보다 더 못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말이 스타지 실상은 기획사에 소속된 머슴과 다름없어요. 오죽하면 연예인과 기획사간의 계약을 '노예계약'이라고 할까요?


얼마전 YG기획사 관련 방송 내용을 보니 연습실에 <먼저 인간이 되어라>라고 적혀있었어요. 먼저 인간이 되라고 가르쳐 놓고 출연료 횡령을 하다니 누가 먼저 '인간'이 되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검찰은 이번 공금횡령 사건과 양현석씨는 관련이 없다고 했는데요. 양현석씨는 현재 YG소속사 대표로 등재돼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YG가 양현석씨 기획사라는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검찰은 YG임원 3명에 대한 횡령 혐의는 조사하지만, 양대표는 사건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조사할 계획이 없다네요. 매출 100억 안팎의 회사에서 25억의 지출을 속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은 회계를 조금 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실질적인 회사 대표가 25억원이란 거금을 유용하는데 모를 수 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검찰이 양현석씨 소환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고요. 양대표가 25억원의 횡령을 정말 몰랐다면 가수 키우는 재주가 있을지 몰라도 회사운영에는 능력이 별로 없나봅니다.

우리나라 연예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소속사에서 아무리 부당한 대우를 하고, 배당금을 적게 주더라고 주는대로 받고 찍소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조금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게 되면 바로 불이익이 오거나 연예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기획사의 파워는 막강합니다. 연예인이 기획사에 대항하는 것은 한마디로 계란으로 바위치기 입니다. 뭐, 계란으로 바위를 계속 치다보면 언젠가 바위도 깨지겠지만 바위를 칠 계란, 즉 기획사의 부당한 대우에 항거(?)하는 연예인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죠.


이 기회에 기획사와 방송사의 구조적인 비리도 파헤쳐야 합니다. 그래서 실력있는 무명연예인들도 방송에 출연해서 빛을 볼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엔터테인먼트사는 소속 연예인들을 방송에 출연시키기 위해 지연, 학연 등 모든 방법을 다 강구하는데, 고질적인 상납비리 또한 무시못합니다. 연예인들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데 방송만큼 좋은 수단은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점을 악용해 방송사PD-기획사의 상납비리가 끊이질 않았는데, 이 문제도 기획사-연예인 비리만큼 하루빨리 뿌리뽑아야 합니다.

대형기획사 가수들은 방송을 통해 일단 이름을 알리고 히트곡이 나오면 방송 출연횟수를 줄이고 주로 행사를 뛰러 다닙니다. 방송 출연료야 얼마 되지 않지만 행사 한번 출연하면 인기가수의 경우 수천만원을 받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더 뛰게 하기 위해 가수들은 살인적인 스케즐을 소화해야 합니다. 오죽하면 예능프로에 나와 모 걸그룹의 가수가 꾸벅 꾸벅 졸까요? 얼마나 피곤하면 방송 출연중에도 졸겠어요? 그만큼 나이 어린 아이돌 그룹은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이리 저리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형 연예기획사가 코스닥에 상장되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것이 얼마되지 않아요. 전직 가수출신 대표들이 우리 나라 대형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누구보다 연예인의 생리를 잘 알기 때문에 기획사 운영도 연예인들의 입장과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아줄 것 같은데, 매년 잡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사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넘쳐나는데, 수용할 수 있는 기획사는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단 연예인이 되고보자 하고 덜컥 계약부터 하고 나면 10년 이상 장기 계약을 하기 때문에 가수들은 스타가 되어도 옴짝달싹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동방신기의 경우처럼 부당한 계약 파기를 원할 경우에도 소송과 맞소송으로 연예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죠.

YG가 이 정도이니 유재석 등이 소속된 기획사들은 마음만 먹으면 방송 프로마저 외주제작을 들먹이며 시청자들을 볼모로 위협하는 세상이 되었어요. 공중파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들, 그 화려한 이면에 그들이 겪을 마음 고생과 육체적인 피로를 생각하니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깨지네요. 그런데도 가수들이 음악방송 프로에서 1위를 했을 때 '소속사 사장님께 감사드린다'고 하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