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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박한별, 내숭끼 버리고 망가져야 산다

by 카푸리 2009.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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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별 하면 '얼짱'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녀는 2003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학급 홈페이지에 올린 학생증 사진이 인터넷에 퍼져 구혜선, 남상미 등과 함께 네티즌들이 뽑은 '5대 얼짱'으로 불리며 모델, 뮤직비디오 뿐만 아니라 영화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에 캐스팅되면서 스크린에도 데뷔했습니다. 이런 여세를 몰아 드라마 <요조숙녀>, <한강수타령>, <환상의 커플>에 출연했는데 주로 내숭역할을 많이 해서 여우같은 '내숭녀' 이미지가 강합니다.

지난 2006년 박한별은 코믹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오지호 애인역으로 출연했지만 상실이역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한예슬때문에 큰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모두 비쥬얼 하나만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 2년만에 박한별이 안방극장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난 29일부터 시작된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에서 박해미의 딸로 천방지축 사고뭉치 한진경 역을 맡았습니다. 이번에는 '내숭녀'가 아니라 푼수끼가 철철 넘치는 '트러블녀'입니다. 얼짱 연예인 이미지를 버리고 이제 연기력으로 승부해야하는 캐릭터입니다.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두 여자가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애를 보여줄 것입니다. 여기서 시어머니 정녀(김영옥)를 중심으로 쌍과부로 등장하는 동자(박해미)와 윤정(심혜진) 가족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 푼수녀 캐릭터인 박한별보다 쌍과부중의 한명인 박해미의 푼수연기가 더 눈에 띕니다. 박해미는 이미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싹퉁바가지 커리우먼역으로 큰 인기를 끈 연기자라 그런지 박한별의 연기가 죽는 듯한 느낌입니다. 박한별의 어머니역으로 나오는 박해미와 피할 수 없이 연기를 같이 하는 상황에서 박한별보다 박해미가 더 망가짐으로써 박한별이 연기를 잘해도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결혼이야기>, <은행나무 침대> 등으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심혜진 등 쟁쟁한 배우들과 연기하는 박한별은 극중 캐릭터를 드러내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오만석, 이종원, 최주봉 등 중견 남자 연예인도 있고, 조안, 이청아 등 또래 신인들과 경쟁도 해야하기 때문에 박한별은 사면초가 입장입니다. 박한별과 이청아는 84년생 동갑이며, 조안은 그들보다 2살이 많습니다. 그런데 박한별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내숭' 이미자가 강합니다. 망가지려면 철저히 망가져야 하는데, 어설프게 망가짐으로써 엉거주춤 연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박한별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여성스러운 역할만 해왔기 때문에 <다함께 차차차>의 푼수녀에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녀의 연기력에 핸디캡으로 작용하던 '내숭녀'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박한별은 캐릭터 변화보다 연기력으로 승부해야 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얼짱' 출신으로 연기력보다 비쥬얼로만 연기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입니다. '얼짱' 출신 여배우들이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통념을 깨기 위해서 박한별은 '푼수녀'로 철저히 망가져야 합니다. 툭 까놓고 얘기해서 얼마나 망가지느냐에 따라 '푼수녀' 성공이 달려 있습니다.

가뜩이나 내숭녀 이미지가 강한 박한별로서는 웬만큼 망가지지 않고는 이미지 변신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준 박한별의 연기를 보면 윤기없는 밥과 같았습니다. 입에서 뱅뱅 도는 대사와 감정으로는 극중 캐릭터를 부각시키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최근 박한별은 세븐과의 열애설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시선과 관심을 열애설 공개후 편안히 받아들이고 있는 그녀는 영화 <요가학원>에도 출연해 촬영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 영화는 박한별이 '얼짱' 뿐만 아니라 '몸짱' 배우임을 드러내며 완벽한 S라인이 부각되었습니다. 이 영화 또한 박한별의 이미지 변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 영화입니다. 지금 박한별은 데뷔 초기 비쥬얼로 승부할 때가 아닙니다. 이제 대사, 감정 등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연기력을 인정받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해 보입니다.

국민드라마 소리를 들으며 수많은 인기 스타를 배출한 KBS1 일일드라마의 신화를 재건할지가 궁금한 가운데 <다함께 차차차>는 어제 13.5%로 막장 드라마라는 <두아내>의 15.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한별은 제작발표회에서 50%의 시청률을 기대한다고 농담으로 말했지만 진짜 속마음은 30~40%의 시청률을 보인 <너는 내운명>의 윤아처럼 일일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도약하길 바랄 것입니다. 더구나 이전에 방송됐던 <집으로 가는 길>이 일일드라마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고전을 한 바 있어 KBS는 일일드라마 재건을 위해 심혈을 쏟고 있습니다. 박한별이 이런 기대를 안고 <다함께 차차차>에서 인기를 얻으려면 좀 심하다 할 정도로 망가져야 드라마도 살고 박한별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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