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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천일의 약속 이미숙, 화산같은 분노 폭발하다

by 카푸리 2011.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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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수애)과 향기(정유미)를 사이에 둔 양다리남 박지형(김래원)에게 일생 최대의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서연이냐, 향기냐를 두고 고민한 끝에 지형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서연을 택했다. 불과 결혼을 이틀 남겨두고 지형은 향기를 불러내 '결혼할 수 없다'고 이별을 통보했다. 향기로선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과 고통이다. 지형이 향기에게 결혼할 수 없다는 이유로 댄 것은 '널 사랑하지 않아. 너를 좋아해, 이건 사랑하고 다른 감정'이란 것이다. 치매로 서서히 죽어가는 서연이 불쌍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더 불쌍한 건 지형으로부터 버림받은 향기가 아닐까 싶다. 배신과 충격속에서도 향기는 어찌 그리 지형만을 생각하는지 참 안타깝다.

지형과 향기의 결혼이 물 건너간 것도 모르고 장차 사돈이 될 지형의 부모들과 골프를 치고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온 오현아는 가정부에게 향기가 토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오현아는 결혼을 앞두고 향기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향기가 우는 것을 보고 오현아는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걸 직감한다. 오현아가 향기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다그치자, 향기는 '지형과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향기의 충격도 충격이지만, 오현아(이미숙)의 충격은 지형에 대한 분노로 마치 화산처럼 분출되기 시작했다. 향기가 지형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가 결혼하기 싫어서 안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이 말을 오현아가 곧이 곧대로 믿을리가 없다. 향기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오현아는 그녀석, 즉 지형이가 결혼을 깨버리자고 한 게 아니냐며 향기를 몰아붙이고 있다. 그래도 향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형이 자기를 사랑하는 것 같지 않아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눈물로 얘기했다. 오현아는 향기의 말을 듣더니 '너 그거 그녀석 말이지?'라며 쪽집게처럼 짚어낸다.

아직 향기가 왜 지형과 결혼을 하지 못하는지 정확히 상황파악이 안되다보니 향기의 말을 들으며 오현아는 '그녀석(지형)'이 헤어지자고 했다는 걸 직감으로 느끼고 있다. 향기는 자신의 체면보다 지형을 위해 끝까지 거짓말을 했지만, 오현아가 '너, 나 천치로 알아! 천치는 내가 아니라 너야'라는 한 마디에 움찔하면서도 '당한 거 아니야 엄마, 내가 헤어지자고 한 거야'라며 끝까지 거짓말을 하려고 했다. 오현아는 더 이상 향기의 거짓말을 참을 수 없다는 듯, 분노가 극에 달해 향기의 뺨을 후려쳤다. 얼마나 화가 났으면 딸의 뺨을 때릴까 싶다. 이미 오현아의 분노는 통제선을 넘었다. 이제 오현아의 분노는 박지형에게로 향한다. 이틀후면 사위가 될 예정이었는데, 딸을 버리다니 지형에 대한 배신감에 오현아는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한다.


향기가 분노한 엄마를 붙잡으며 박지형은 아무 잘못도 없다고 울부짖지만, 오현아는 '너 나 못말려, 꼼짝말고 있어'라며 금방이라고 박지형을 죽일듯한 기세다. 가정부에게 향기방을 밖에서 잠그라고 했는데, '세상에 흠도 아니고...'는 말에 향기가 임신한 것까지 알게된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너 임신했어? 임신까지 하고 이 꼴을 당한 거야?'라고 하는데, 안그래도 화산이 분출될 듯한 분노인데, 향기의 임신 사실까지 알게되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폭발한다.

오현아의 활화산 분노가 가장 먼저 도달한 게 지형 어머니 강수정(김해숙)이다. 핸드폰으로 속사포 쏘듯이 쏟아내는 말 중 '그 새끼가 결혼 없애자고 그랬다'는 말은 오현아의 분노가 얼마나 극에 달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오현아의 분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단한 니 아들놈이 결혼 그만 두자고 한데' 오현아의 전화를 받는 강수정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지형과 향기가 결혼하지 않는다는 것이 믿기지도 않거니와 오현아의 분노가 너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골프를 치고 거나하게 술을 마시던 노홍길(박영규)와 박창주(임채무)는 오현아의 전화에 화들짝 놀란다. 이틀후면 친구가 아니라 사돈지간이 된다며 즐겁던 술자리가 일순간 확 깨진다. 향기와 지형이 결혼하지 않겠다니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노홍길, 박창주 두 사람 모두 믿지 못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집으로 돌아온 노홍길은 오현아에게 자초지종을 들으며 냉수 한 사발을 달라고 하는데 오현아는 '귀찮아, 갖다 먹어!'라며 물심부름마저 거부한다. 이 말에 사실 빵 터졌지만, 그만큼 오현아의 속이 뒤집힐대로 뒤집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현아는 강수정에게 전화를 걸어 그놈(지형)이 진짜 결혼을 하지 않을거라고 했는지 물었는데, 그렇다고 하자 '물어 뜯어 씹어 죽일 놈'이며 육두문자까지 서슴치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박지형이 오현아 앞에 나타난다면 뼈도 못추릴 것 같다. 오홍길은 오현아가 지형을 너무 막 대한 것도 결혼이 뻐그러진 이유중의 하나라며 아내를 못마땅해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현아는 쥐뿔도 없는 놈(지형)이 사람을 똥밭에 엎드리게 한다며 분을 삭이지 못한다.


'천약' 5회까지는 수애의 치매 연기가 압권이었다. 그런데 6회는 정유미가 버림받으면서 그에 따른 이미숙의 분노 연기가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분노 연기라고 해서 고래 고래 소리만 지른다고 되는 건 아니다. 이미숙은 딸이 파혼당한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겉잡을 수 없는 분노를 리얼하게 연기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향기의 파혼에 펄펄 뛰고 악을 쓰면서도 행여 향기의 마음이 다칠까 두려워하는 모성애 눈빛 연기가 압권이었다. 이 세상 어느 부모라도 딸이 파혼당했다면 이미숙처럼 행동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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