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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강심장, 니콜과 구하라도 병풍인가?

by 카푸리 2009.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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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심장> 2회가 방송됐습니다. 지난주 첫 방송때 나온 시청자들 의견은 ‘서세원의 토크박스와 비슷하다’, ‘G드레곤과 YG기획사 홍보방송을 보는 듯 하다’, ‘24명의 출연자중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병풍이었다’, ‘산만하고 신선함이 없다’ 등 주로 비판적인 의견이 주류였습니다. 어제 방송된 2회도 물론 첫 방송 때와 같은 비판적 요소들이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강심장>이 YG기획사 출신 가수들을 지나치게 편애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G드레곤, 2NE1 등이 요즘 인기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해도 20명이 넘는 게스트중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YG출신만 너무 편애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회 방송 출연자를 보면 2NE1, 현영, 인순이, 낸시랭, 홍석천, 솔비, 김효진, 브라이언, 카라의 니콜과 구하라, 주비트레인, 붐, 이의정, 문세윤 등 1회때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많은 게스트가 나왔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이번 주는 '누가 주인공일까?' 궁금했습니다. 사실 이 궁금증은 지난주 노골적인 'G드레곤 띄워주기' 때문에 '이번주는 누굴 띄울까?' 하는 부정적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는 예상대로 주인공은 2NE1이었고, 카라의 니콜과 구하라 등 나머지 출연자들은 들러리, 병풍에 불과했습니다.


<강심장>은 게스트들의 토크 배틀로 꾸며가는 프로인데, 마치 2NE1 홍보방송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사실 카라의 니콜이나 구하라는 지난 추석 이후 2NE1을 능가할 정도로 인기있는 아이돌입니다. 2NE1과 카라가 서로 경쟁하는 걸그룹인데, 어찌된 일인지 제작진은 온통 2NE1에게만 초점을 맞췄습니다. 2NE1이 처음으로 출연한 예능프로가 <강심장>이라고 하는데, 제작진은 최초 출연을 높이 사서 그런 걸까요? 2NE1은 토크 뿐만 아니라 공민지의 2NE1 퍼포먼스, 붐의 싼다라붐, 공민지의 토크 ‘에로민지’, 씨엘의 ‘싸장님 나빠요’ 등 맴버들의 춤, 노래까지 모두 소개했습니다. 반면에 함께 출연한 카라의 니콜과 구하라는 브라이언의 토크뒤에 맴버들간 갈등을 빚었던 간단한 토크가 전부였습니다.

같은 걸그룹으로 인기 차이가 별로 없는데, 생계형 아이돌이라 그런지 제작진은 카라를 무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성들을 설레게 하는 카라의 엉덩이춤 하나 보여줄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붐과 이승기도 2NE1의 노래에 맞춰 따라하는 등 게스트와 MC마저 오직 2NE1에게만 초점을 맞춰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강심장>을 보는 시청자중에는 2NE1 팬 뿐만 아니라 카라 팬들도 많을텐데, 카라는 제작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외면당하는 것 같았습니다. 최근 카라의 맴버들은 음악활동을 잠시 접은채 <청춘불패> 등 예능프로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강심장>이 예능프로라면 카라의 예능감을 살릴 수 있도록 방송해야 하는데, 2NE1때문에 카라는 뒷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카라팬들을 더욱 속상하게 한 것은 2NE1은 정식 토크 배틀로 산다라박, 공민지, 씨엘에게 토크 기회를 주었으나 카라의 니콜과 구하라에게는 배틀 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기회를 주었는데 통편집 당한 것인지 모릅니다. 재미가 없어서 통편집됐다고 할지 모르지만 지난주 첫 방송때 소녀시대 윤아는 어처구니 없는 토크였지만 방송에 그대로 나왔습니다. 아무리 특정 게스트에게 포커스를 맞춘다고 해도 카라팬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느낄 정도로 카라는 철저히 소외된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지난주에도 G드레곤은 YG 양현석대표 얘기를 하며 YG, 양현석대표를 간접 홍보했는데, 이는 최근 G드레곤의 표절시비와 관련한 이미지 메이킹이라 생각됩니다. 어제 2회방송에도 어김없이 YG, 양현석대표가 등장했습니다. 2NE1 씨엘이 소속사와 구두로 맺은 ‘5년간 연애금지’ 기간을 3년으로 단축시켜 달라며 양현석사장에게 읍소한 것입니다. 양현석사장은 소속연예인들을 지난주부터 잇따라 출연시키면서 자신도 얼굴 없는 게스트로 2주 연속 출연한 것입니다. 토크 소재에 양현석 사장 얘기가 들어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온 얘기라 하겠지요. 그러나 2주 연속 YG, 양현석사장 관련 토크가 나온다면 한번은 지양하고 다른 얘기를 하도록 사전에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데, 조정의지가 없었나 봅니다.

지난주 1대 강심장은 아나운서 출신 탤런트 오영실이 차지했고, 이번주 제2대 강심장은 시한부 3개월을 선고받고 힘들었던 투병생활을 감동깊게 얘기한 탤런트 이의정이었습니다. <강심장> 제작진은 프로그램 초기기 때문에 인기스타들을 대거 출연시키고 있는데, 일부 출연자들을 병풍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주에도 병풍은 계속됐습니다. 제작진은 매주 강심장만 뽑을 것이 아니라 또 한가지를 뽑아야 할 듯 합니다. 바로 최고의 병풍입니다.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말 한마디 방송에 나오지 않고, 병풍처럼 있다가 출연료만 챙기는 최고 병풍도 뽑아야 합니다. 지난주 1대 병풍은 한민관, 장윤정 등이고 이번주 2대 병풍은 문세윤이 독보적입니다. 문세윤은 한 두번 얼굴이 화면에 비추었을 뿐 유심히 보지 못한 시청자들은 그의 출연조차 모를 정도로 최고의 병풍이 되었습니다.


<강심장>이 YG 소속 연예인이 출연하지 않을 때는 어떤 모습으로 방송될지 다음주 지켜보면 알 것입니다. 1. 2회처럼 병풍같은 출연자 사이에서 VIP급 게스트들만 집중 부각시킬 것이라면 차라리 출연자를 줄여야 합니다. VIP급 출연자들의 병풍이 되는 연예인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그들도 가수, 연기자, 개그맨 등으로 나름 유명 스타들입니다. 특히 도토리 키재기처럼 인기 우열을 가리기 힘든 걸그룹 2NE1과 카라를 초대해서 일방적으로 2NE1만 띄워주는 홍보방송 행태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됩니다.

카라의 구하라와 니콜도 2NE1의 씨엘, 산다라박, 공민지, 박봄 만큼 예능끼가 있으며 어쩌면 이들이 훨씬 더 재미있는 춤과 때묻지 않은 토크를 보여줄 수도 있었습니다. 쟁쟁한 걸그룹 두 팀을 초대했다면 적어도 기회는 공정하게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공정하고 진정한 토크배틀, 신개념 버라이어티쇼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주 <강심장>은 신개념 버라이어티쇼가 아니라 노골적인 YG의 2NE1 밀어주기 방송이라 카라의 니콜과 구하라가 오히려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이라면 카라는 차라리 출연하지 않는게 훨씬 낫다는 생각까지 들었으까요. <강심장>말고도 카라는 요즘 예능 프로에서 섭외 0순위가 될 정도 인기가 있는데, 강심장이 카라를 병풍으로 만든 것은 바로 2NE1 특집방송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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