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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무릎팍', 국악계의 살아있는 전설 김영임

by 카푸리 2009.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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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으로서 국민명창 김영임이 최초로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습니다. 그녀는 국악인 하면 재미 없고, 고루하고 잠이온다는 이미지를 팍 팍 깨고 무릎팍 세도사들을 연이어 뒤로 나자빠지게 했습니다. 예능을 병행하는 가수나 탤런트 게스트들보다 훨씬 더 재치있는 답변에 '국악인도 웃기는구나' 라는 생각 뿐만아니라 그녀의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봐도 단아하면서도 귀여운 여인, 김영임을 보면 한복을 입은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 황진이가 다시 환생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우리 음악을 알리고 대중화시키는데 일생을 바쳐온 그녀는 한국 국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며, 국악계의 거성, 국민 명창으로 불리며 60대 이후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명창입니다. 그래서 그녀를 '효심을 노래하는 어르신들의 아이돌'이라 합니다.

그녀는 국악인으로 '최초'란 타이틀이 많습니다. 국악인 최초 런던 로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 국악인 최초 밀리언셀러 기록, 국악인 최초 뉴욕 카네기홀 공연 등 '최초'란 꼬리표를 무수히 달고 다닙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는 자신의 국악을 '완성'이 아닌 '진행'으로 보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영임이 런런에서 공연을 할 때는 그녀의 한복의 아름다운 맵시에 소리도 하기전에 청중들이 전부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한오백년을 부르며 청중들을 울리기도 하고, 뱃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흥을 돋기도 했습니다. 무대와 청중들이 하나가 된 런던 무대에서 그녀는 앵콜을 무려 15곡이나 받았습니다. 국내보다 외국사람들이 그녀의 소리 진가를 알아준 것입니다.

36년간 변함없이 우리이 소리를 지켜온 국민명창 김영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회심곡'입니다. '회심곡'은 한(限)의 노래입니다. 그녀가 구성지게 읊조리는 '회심곡'을 어릴때 아버지가 듣는 것을 옆에서 자주 들었는데, 그 때 들은 가사 내용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지금 부모가 되보니 알 것 같습니다.

"일심으로 정념은 극락세계라, 보옹오호오흥이 어마미로다. 보옹오오호오홍이 에헤에 염불이면 동참 시방에 어진 시주님네 평생 심중에 잡순 마음들, 연만하신 백발노인 일평생을..." (회심곡중)


김영임은 코미디언 이상해와 결혼한지 올해로 30년이 됩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이상해씨의 끈질긴 구애끝에 성사되었습니다. 이상해는 김영임을 무려 2년이나 따라다녔지만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끝장을 보겠다'는 결심으로 귀가하는 김영임씨를 기다렸다가 차에 태워 납치했는데, 이것이 당시 유명했던 '인천 납치사건'입니다.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신념을 가진 이상해의 계속된 애정공세 끝에 김영임은 조금씩 마음이 열리다 결혼을 승낙했습니다. 용감한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는 말처럼 결국 이상해씨는 미인 김영임을 아내로 맞았습니다. 결혼하자 마자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맏며느리로서 자연스럽게 효를 몸소 실천해 온 김영임은 연예계에 보기 드믄 효부이자, 현모양처입니다.

김영임은 한국 국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오십줄에도 소녀처럼 앳된 얼굴에 아담한 체구, 그러나 그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는 가요계의 전설 조용필과도 같습니다. 어디서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지 들을수록 놀랍습니다. 슬픈 정조의 회심곡을 꾕과리 장단으로 절절히 풀어대는 소리는 가슴을 후벼파고도 남습니다. 고등학교때 고전무용을 전공하가다 따라 부른 국악에 빠지면서 소리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22살때 첫 '회심곡' 음반을 내고 이 노래를 30년 넘게 불러왔습니다.

김영임은 회심곡 시리즈는 물론 경기민요와 아리랑 등 우리 나라 전통음악을 외골수로 지켜온 여자입니다. 그녀는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 보조자입니다. 또한 국악 후진 양성을 위해 대학 강단에서 국악 알리기에도 여념이 없습니다. 그녀의 '회심곡'을 들으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무릎팍도사에서 그녀에게 기를 불어넣어준 선물이 김명민의 '베토벤 바이러스'를 패러디한 '김영임 바이러스'입니다. 올해는 김영임의 국악 바이러스가 국내는 물론 전세계로 퍼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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