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도 자주 보시나요? 특정 장소를 찾아갈 때 스마트폰으로 ‘길 찾기’ 기능을 통해 쉽게 보죠. 옛날에는 어땠을까요? 지도를 보는 것도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만드는 것도 아주 힘들었겠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지도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 국토지리연구원에 있는 국립지도박물관입니다.

국립지도박물관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원천동)에 있는 국토지리정보원 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도와 관련된 역사적 유물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전시, 보존하는 이 박물관은 그 전문성과 공신력만으로도 수원시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립지도박물관은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좌측에 넓은 주차 공간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차량 약 30~40여 대를 수용할 수 있으며, 단체 관람객을 위한 대형 버스 주차도 가능합니다. 이곳에 차를 세운 후에는 박물관 건물까지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데, 가는 길에 야외전시장이 있습니다.

야외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조선시대 지리학자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동상입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직접 전국을 걸어 다니며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그의 열정과 노력을 기리는 이 동상 앞에서 관람객들은 지도가 얼마나 위대한 인간의 노력으로 탄생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김정호 선생의 노력이 지도의 가치를 높였다면, 야외전시장의 측량 기준점들은 지도의 과학적 기반을 상징합니다. 이곳에서는 국토의 모든 높이 측정 기준이 되는 국가 시설물인 '수준 원점(등록문화재 제247호)' 모형을 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통합 기준점, 수원 위성 기준점, 대한민국 경위도원점 등 지도 제작과 지리정보 시스템 구축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측량 시설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국립지도박물관 1층 중앙홀에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지리학자인 고산 김정호가 제작한 대형 대동여지도가 있습니다. 가로 약 4m, 세로 7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지도는 한반도 전체를 22개의 남북 방향으로 나눠 제작되었습니다.

국립지도박물관의 실내 전시 공간은 크게 역사관과 현대관으로 나뉩니다. 역사관은 얼마 전에 리모델링하여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현대관에서 열리는 <지도, 그려진 역사 기록된 공간> 전시 등 새로운 모습을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그 옛날 외국인들은 우리 조선을 어떻게 보았을까요? 15세기 포르투갈은 대항해시대를 이끌며 아시아를 향한 항해의 돛을 올렸습니다. 포르투갈 지도 제작자 테이세이라는 조선을 섬(Corea Insula)으로 그렸습니다. 당시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조선의 모습이 지도 위에 그려졌는데, 이런 지도와 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하멜을 아시나요? 1653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서 일하던 하멜(Hamel, 1630~1692)과 동료들은 아시아로 향했습니다. 그들은 항해 도중 거센 폭풍을 만났고 제주도에 표착해 13년 20일 조선에 억류됩니다. 그는 조선에서의 생활을 기록으로 남겼는데요, 그의 기록은 「하멜표류기」 이름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아주 굉장히 오래된 지도처럼 보이죠? 전시물마다 설명문이 잘 돼 있는데, 이 지도는 「천하고금대총편람도」입니다. 1684년 김수홍이 1666년에 제작했던 세계 지도를 다시 간행한 지도입니다. 중국이 세계 중심에 있다는 조선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도를 자세히 보면 중국 북부에는 만리장성에 길게 그려져 있고, 지도 아래쪽에 대인국, 소인국 등 상상 속의 나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앞서 지도박물관 1층 로비에 김정호의 대형 대동여지도를 소개했죠. 역사관에도 대동여지도가 있습니다. 1861년 제작된 대동여지도는 목판으로 간행하여 누구나 지도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10리마다 점을 찍어 거리를 쉽게 파악하도록 하는 등 당시의 '첨단 정보 기술'과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이 집약된 작품입니다.

1876년 강화도 조약을 계기로 조선의 지도는 일본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의 선은 점차 다른 형태로 변하게 되었고, 조선이 세계를 그리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한일병합 이후 조선은 일본의 지배에 놓였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이 억압받던 역사는 지도안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지도가 역사를 전해주는 목격자가 되었죠.

이것은 3D 모델링 점자 지구본입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국내 최초 3D 모델링을 통해 대륙과 해안 경계, 경위도 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시각장애인이 지구의 형상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점자 지구본을 제작했습니다.

1950년대부터 한국은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전쟁을 치렀고,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웠습니다. 도시의 빠른 발전과 함께 도로망 구축, 관광 안내 등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위한 지도도 만들기 시작했죠. 지도를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었는지 알 수 있고, 그때마다 지도는 변화를 기록해왔습니다.

역사관에서 현대관으로 가는 통로에 지도와 관련된 다양한 장비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역사관과 현대관 두 공간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지도의 발전이라는 하나의 큰 서사를 완성하는 두 개의 축을 이루며 연결돼 있습니다.

통로에 있는 전시물 중 하나만 소개하면 도화기입니다. 이 장비는 한 쌍의 항공사진을 판독하여 지도를 그리는 장비로 1960년대에 사용하던 장비입니다. 자세히 보면 인쇄기처럼 지도를 그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전시 장비를 통해 오늘날 지도가 위성과 항공사진을 통해 디지털로 제작되기까지의 발전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현대관의 핵심은 지리정보 특별전으로 상시 운영되는 '독도(Dokdo)' 전시회입니다. 역사관에서 독도가 우리 땅임을 보여주는 고지도를 확인한 후, 현대관에서 독도 항공사진, 지명 정보 등 첨단 지리정보로 이루어진 이 전시를 관람하는 것은 과거의 역사적 증거가 현대의 기술로 더욱 확고해졌음을 체감하게 합니다.




현대관은 체험 프로그램이 돋보이는데, 지도 제작 체험장, GIS와 생활, 국토지리정보원의 하는 일 등을 그래픽 패널과 한반도 조망 여행, 차량 항법 시스템 등 시뮬레이션 장비를 통한 체험 학습과 홍보영상물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국토에 대한 영상정보를 검색해볼 수 있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우리 국토 영상정보 검색, 지도 퍼즐, 정밀도로 지도와 실내 공간 정보, 자율주행차 체험, 무료 사진 등 누구나 체험할 수 있습니다.

국립지도박물관은 지적 호기심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무엇보다 무료 관람과 무료 주차가 가능하며, 풍부한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마련되어 있어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만족스러운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개인은 개관 시간에 맞춰 아무 때나 가면 되고 단체는 온라인 예약하면 됩니다.
지도박물관 단체 온라인 예약
https://www.ngii.go.kr/map/reservation/calender.do

지금까지 국립지도박물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제가 소개한 것은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이고 볼거리, 체험거리가 아주 많습니다. 지도박물관은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열정과 노력이 담긴 역사적 지도부터 현대의 위성 기술로 만들어진 최첨단 지도까지, 지도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입니다.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은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이죠. 이번 주말에 가족과 함께 국립지도박물관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박물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 92
개관 시간 : 월~일 10:00~18:00
※ 신정(1월 1일), 설 연휴, 추석 연휴는 휴관
일반관람은 사전 예약 없이 관람, 단체관람은 예약 필수
관람료 및 주차료 : 무료
문의 ☎ 031-210-2667
홈페이지 https://www.ngii.go.kr/map/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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