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돋보기
낯 뜨거웠던 동계올림픽 선수단 기자회견
카푸리
2010. 3. 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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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린 자랑스런 대한민국 선수단이 어제 오후에 귀했습니다. 우선 4년간 피땀을 흘려가며 국위선양을 한 우리 선수단의 귀국에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야 우리 국민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김연아선수가 태극기를 흔들며 귀국할 때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런데 좁디 좁은 기자회견장에서 수준 이하의 기자들 질문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글쓴이만 그렇게 느꼈나요? 기자들 수준으로 본다면 동메달 1개도 못 딸 수준입니다.
가장 눈에 거슬렸던 것은 아무리 금메달이 중요하더라도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여전했다는 겁니다. 물론 김연아, 이상화, 이승훈 등이 따낸 메달은 값지고,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졸속 기자회견 준비를 못마땅해하는 겁니다. 동계올림픽 귀국 기자회견이 메달을 딴 선수들만을 위한 자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귀국 기자회견이라면 적어도 대한체육회 강당이나 잠실 체조경기장 등 넓은 장소를 빌려 모든 선수들을 다 모아놓고 기자회견을 해야 합니다.
메달을 딴 선수뿐만 아니라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며 격려와 성원을 보내는 기자회견이 되어야 합니다. 아직 우리는 1등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기자들의 질문은 꼴찌를 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더욱 창피했던 것은 김연아선수 때문에 일본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생중계 했는데, 일본 사람들이 우리 기자들 수준을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얼굴이 화끈거릴 뿐입니다.
기자들 질문 중 가장 눈살을 찌뿌리게 만든 것은 최○○기자의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에 대한 질책성 질문입니다. 스포츠 전문기자라는데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은 1개, 동 2개 밖에 못땄다고 하면서 여기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 기자의 눈에는 우리 여자쇼트트랙 선수들이 3,000m 계주에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기고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지 못했을까요? 금메달을 직접 받진 못했어도 여자 쇼트트랙은 금메달 그 이상의 땀과 눈물을 흘렸습니다. 얼마나 시청자들이 기분이 나빴으면 그 기자 이름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링크됐을까요?
캐나다 벤쿠버에서 12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온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지는 못할망정 질책성 질문이 왠말인가요? 어디 이뿐인가요? 김연아선수에 대한 질문이 집중되는 것은 백번 이해하지만 이제 막 올림픽 끝내고 돌아왔는데, 트리플 악셀 3회전 반 운운하면서 김연아와 오셔코치를 당황하게 만들고, 일본TV의 피겨 점수 조작 의혹을 추궁하는 등 마치 기자회견장이 청문회장 같았습니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모습은 피겨에서 첫 올림픽 출전이지만 세계 13위를 기록하며 차세대 김연아로 각광을 받은 곽민정선수입니다.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해서 기자회견장 구석에 40여분간이나 서 있다가 힘들어서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울컥 했습니다. 곽민정선수는 소치올림픽 등 포스트 김연아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선수입니다. 그 어린 나이에 메달권 밖 선수라고 해서 괄시받은 16살 곽민정선수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그래서 좁디 좁은 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 아니라 귀국날은 일단 가족품으로 빨리 돌려보내서 편히 쉬게 하고 다음 날 넓은 장소에서 모든 선수단이 다 모여 기자회견을 해야 ‘1등만 기억하는’ 귀국 기자회견을 피할 수 있는 겁니다.
기자들의 질문 수준은 한 마디로 어이상실이었습니다. 금메달 2개를 딴 이정수선수에게 수입이 많아졌으니 통장관리를 어떻게 할 거냐?는 약과입니다. 이제 막 올림픽을 끝내고 돌아온 김연아선수에게 아사다마오와 장단점을 비교해서 설명해 달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도로 질문한 것인지요? 앞뒤 가리지 않고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든 질문들 때문에 동계올림픽 감동이 일순간에 확 달아났습니다.
어제 동계올림픽 선수단 귀국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역대 최악이었습니다. 선수들 성적은 최고였는데 왜 기자회견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나요? 선수단 목에 건 꽃다발도 마치 탈북자들이 목에 건 것처럼 촌스럽기 그지없고, 김연아와 오셔코치를 서로 떨어뜨려 놓은 건 또 뭔가요? 오셔코치에게 자리를 안내해주는 사람 하나 없어서 겨우 겨우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대한체육회든, SBS든 기자회견을 준비한 총괄책임자가 누구인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니까 계속 어이상실 귀국 기자회견이 반복되는 겁니다. 선수단 귀국이 갑자기 정해진 건가요? 기자회견이 갑자기 이루어진 건가요? 김연아선수까지 대동해서 귀국한 것은 청와대 오찬 때문이겠지요?
어느 기자가 김연아에게 묻더군요. 혼자 귀국해오다가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소감이 어떠냐구요? 김연아선수는 별다른 뜻 없이 선수단 일원으로 자랑스럽게 귀국했다고 대답했는데, 오늘 청와대 초청 때문에 김연아선수에게 제발 함께 귀국해 청와대까지 동행해달라고 누군가 부탁했을 겁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김연아는 청와대보다 빨리 토론토 가서 연습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겁니다.
선수단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래도 당신들의 땀과 눈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아침 선수단 기자회견 뉴스를 보니 하나같이 ‘금의환향’, ‘자랑스런 태극전사 귀국’ 등 1등만 기억하는 귀국 기자회견이 부끄럽다는 뉴스는 없네요. 가재는 게편이라서 그런가요?
가장 눈에 거슬렸던 것은 아무리 금메달이 중요하더라도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여전했다는 겁니다. 물론 김연아, 이상화, 이승훈 등이 따낸 메달은 값지고,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졸속 기자회견 준비를 못마땅해하는 겁니다. 동계올림픽 귀국 기자회견이 메달을 딴 선수들만을 위한 자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귀국 기자회견이라면 적어도 대한체육회 강당이나 잠실 체조경기장 등 넓은 장소를 빌려 모든 선수들을 다 모아놓고 기자회견을 해야 합니다.
(메달을 딴 선수들 위주로 실시된 동계올림픽 선수단 귀국기자회견. 사진 : 연합뉴스)
메달을 딴 선수뿐만 아니라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며 격려와 성원을 보내는 기자회견이 되어야 합니다. 아직 우리는 1등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기자들의 질문은 꼴찌를 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더욱 창피했던 것은 김연아선수 때문에 일본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생중계 했는데, 일본 사람들이 우리 기자들 수준을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얼굴이 화끈거릴 뿐입니다.
기자들 질문 중 가장 눈살을 찌뿌리게 만든 것은 최○○기자의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에 대한 질책성 질문입니다. 스포츠 전문기자라는데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은 1개, 동 2개 밖에 못땄다고 하면서 여기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그 기자의 눈에는 우리 여자쇼트트랙 선수들이 3,000m 계주에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기고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지 못했을까요? 금메달을 직접 받진 못했어도 여자 쇼트트랙은 금메달 그 이상의 땀과 눈물을 흘렸습니다. 얼마나 시청자들이 기분이 나빴으면 그 기자 이름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링크됐을까요?
캐나다 벤쿠버에서 12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온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지는 못할망정 질책성 질문이 왠말인가요? 어디 이뿐인가요? 김연아선수에 대한 질문이 집중되는 것은 백번 이해하지만 이제 막 올림픽 끝내고 돌아왔는데, 트리플 악셀 3회전 반 운운하면서 김연아와 오셔코치를 당황하게 만들고, 일본TV의 피겨 점수 조작 의혹을 추궁하는 등 마치 기자회견장이 청문회장 같았습니다.
(피겨 곽민정선수는 메달을 따지 못해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 있다가 힘들어 주저 않고 말았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모습은 피겨에서 첫 올림픽 출전이지만 세계 13위를 기록하며 차세대 김연아로 각광을 받은 곽민정선수입니다.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해서 기자회견장 구석에 40여분간이나 서 있다가 힘들어서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울컥 했습니다. 곽민정선수는 소치올림픽 등 포스트 김연아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선수입니다. 그 어린 나이에 메달권 밖 선수라고 해서 괄시받은 16살 곽민정선수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그래서 좁디 좁은 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 아니라 귀국날은 일단 가족품으로 빨리 돌려보내서 편히 쉬게 하고 다음 날 넓은 장소에서 모든 선수단이 다 모여 기자회견을 해야 ‘1등만 기억하는’ 귀국 기자회견을 피할 수 있는 겁니다.
기자들의 질문 수준은 한 마디로 어이상실이었습니다. 금메달 2개를 딴 이정수선수에게 수입이 많아졌으니 통장관리를 어떻게 할 거냐?는 약과입니다. 이제 막 올림픽을 끝내고 돌아온 김연아선수에게 아사다마오와 장단점을 비교해서 설명해 달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도로 질문한 것인지요? 앞뒤 가리지 않고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든 질문들 때문에 동계올림픽 감동이 일순간에 확 달아났습니다.
어제 동계올림픽 선수단 귀국 기자회견은 한마디로 역대 최악이었습니다. 선수들 성적은 최고였는데 왜 기자회견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나요? 선수단 목에 건 꽃다발도 마치 탈북자들이 목에 건 것처럼 촌스럽기 그지없고, 김연아와 오셔코치를 서로 떨어뜨려 놓은 건 또 뭔가요? 오셔코치에게 자리를 안내해주는 사람 하나 없어서 겨우 겨우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대한체육회든, SBS든 기자회견을 준비한 총괄책임자가 누구인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니까 계속 어이상실 귀국 기자회견이 반복되는 겁니다. 선수단 귀국이 갑자기 정해진 건가요? 기자회견이 갑자기 이루어진 건가요? 김연아선수까지 대동해서 귀국한 것은 청와대 오찬 때문이겠지요?
어느 기자가 김연아에게 묻더군요. 혼자 귀국해오다가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소감이 어떠냐구요? 김연아선수는 별다른 뜻 없이 선수단 일원으로 자랑스럽게 귀국했다고 대답했는데, 오늘 청와대 초청 때문에 김연아선수에게 제발 함께 귀국해 청와대까지 동행해달라고 누군가 부탁했을 겁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김연아는 청와대보다 빨리 토론토 가서 연습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겁니다.
선수단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래도 당신들의 땀과 눈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아침 선수단 기자회견 뉴스를 보니 하나같이 ‘금의환향’, ‘자랑스런 태극전사 귀국’ 등 1등만 기억하는 귀국 기자회견이 부끄럽다는 뉴스는 없네요. 가재는 게편이라서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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