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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렇게 예쁜 성당이라니! 경기 광주시 도척성당

카푸리 2024. 6. 3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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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에는 지역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성당이 있습니다. 남한산성면에는 천주교 성지 안에 한옥 성당이 있는데, 저도 자주 가는 성당입니다. 오늘은 광주시민에게 조금 낯설지도 모를 도척성당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다른 성당과 달리 돌을 쌓아서 만든 예쁜 성당입니다.

도척성당에 가면 담장 밖 주차장 입구에 도척성당이라고 쓴 화강암 표석과 그 앞에 꽃밭이 있습니다. 정문 오른쪽에도 있는데요, 최근 주차장에도 성당 표석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주차장은 성당 안에도 있지만, 너무 작아서 성당 옆 공터에 크게 만들었습니다. 주차장에서 성당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있습니다.

성당 정문이 활짝 열려 있고, 그 옆으로 세로로 쓴 도척성당 표지석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교구가 있는데, 도척성당은 수원교구 소속입니다. (광주시 교구는 없음) 주차장에서 성당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있는데요, 이왕 왔으니 정문으로 들어가야겠죠.

성당 좌측에 사무실과 성물 판매소, 교리 공부를 하는 방 등이 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다른 건물에 비해 외관을 돌로 만들었는데요, 자세히 보니 교회 종탑도 돌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별다른 용무가 없어서 건물 안으로는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사무실 건물 앞에는 신자들이 쌓은 돌탑이 있습니다. 이런 돌탑은 산에서 많이 봤는데요, 성당에서 보니 느낌이 좀 다른데요. 돌을 올려놓으면서 신자들이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그건 하느님만 아시겠죠. 돌탑 뒤로 장독대까지 있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성당 경내에 아주 큰 나무가 있습니다. 나무 밑에 그늘이 있고, 하얀색 벤치가 빙 둘러 있습니다. 초여름이라 날씨가 좀 더웠는데요, 여기 그늘에 앉아서 쉬니 아주 시원했습니다.

도척성당은 다른 성당에 비해 외관이 조금 특이합니다. 이 성당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10대 성당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신자들이 냇가에서 하나씩 주워 온 조약돌을 본당과 사제관 외벽으로 장식해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정겹고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도척성당은 김대건 전교 기념 성당(이하 도척성당)이라고도 합니다. 김대건 신부가 직접 전교했던 지역이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당 좌측 벽에 김대건 전교 기념 성당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도척성당은 수원교구 도보 성지 순례길 4개 코스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1코스(12.8km)는 도척성당~단내성지, 2코스(22.5km)는 도척성당~산북공소입니다. 3코스(15.9km)는 도척성당~은이·골배마실 성지, 4코스(30.5km)는 도척성당~천진암 성지로 많은 천주교 신자가 순례길을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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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안으로 들어가 도척성당 역사를 보니 수원교구 성남대리구 광주지구 소속으로 19771216일 광주성당에서 분리, 설립되었습니다. 주보성인(主保聖人)은 성 안드레아 김대건입니다. 광주시 도척면 지역은 일찍이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이 교우촌을 형성했던 곳입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중앙 제단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상이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성당의 고즈넉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포근한 느낌도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천주교 신자라 잠시 기도를 했습니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도 빌었죠.

성당을 나와 경내를 둘러봤습니다. 경내 우측에 성모마리아 상이 반겨줍니다. 마리아상 앞에는 꽃 화분이 놓여 있고요, 자세히 보니 성모마리아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입니다. 이 모습을 보니 자식을 위해 늘 노심초사하는 우리네 어머님 모습이 떠오릅니다.

성모마리아상 앞에 초가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는 기도할 때 초를 켭니다. 우리네 어머니들은 정화수 한 그릇을 떠 놓고 기도하곤 했죠. 초를 켜고 기도하면 마음이 정갈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많은 신자가 초를 켜고 기도하고 갔는지 촛불이 많습니다.

성모마리아상과 잔디밭 앞에 흔들의자가 있습니다. 너무 예뻐서 포토존으로도 손색이 없네요. 하얀색으로 마치 카페에 있는 것처럼 예뻐서 의자에 앉아 성당을 보며 잠시 쉬었습니다. 하늘이 가을처럼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예뻤습니다.

어느 성당에 가더라도 십자기의 길이 있습니다. 도척성당 오른쪽에도 있네요.

'십자가의 길'은 라틴어로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혹은 비아 그루치스(Via crucis)라고 하며, '슬픔의 길', '고난의 길', '고통의 길'을 뜻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사건을 기억하며 가톨릭 신자가 기도하는 곳입니다. 모두 14곳이 있습니다.

성당 건물을 옆에서 보니 냇가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로 만들었습니다. 돌을 불규칙하게 쌓아서 만들어서 그런지 성당이 아니라 중세 유럽의 시골집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성당에 비해 돌을 하나하나 쌓아서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갔던 날은 가을처럼 하늘이 예쁜 날이었습니다. 바쁘다 보면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도 없죠.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종교와 관계없이 광주시 관내 사찰이나 성당 등에 가서 마음의 짐을 좀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10대 아름다운 성당 가운데 하나인 도척성당에 가서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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