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풍경이 아름다운 수원 인계예술공원
어느새 11월, 가을이 깊어갑니다. 여러분의 가을은 어떤 색으로 물들어 있나요? 주변을 둘러보면 낙엽이 하나둘 떨어져 곧 겨울이 올 것만 같습니다. 지금 이 가을이 조금 더 오래 머물렀으면 하는데요, 야속하게도 빨리 달아나 버리고 있습니다. 이 가을의 끝자락을 붙들고 싶어 도심 속 산책하기 좋은 수원 인계예술공원을 찾았습니다.
인계예술공원은 이름대로 수원시 인계동에 있는 예술공원을 말합니다. 역사를 보니 1996년 5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 시기에 야외음악당이 공원 내에 들어서 예술공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예술공원 하면 야외음악당이 먼저 생각날 정도죠.
역사가 오래된 만큼 야외음악당에서 공연한 예술인들이 많습니다. 무대 옆에 테너 폴 포츠,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지휘자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피아니스트 백혜선,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등의 핸드페인팅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인계예술공원의 상징 야외음악당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었습니다. 이 음악당은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요, 무대 앞 고정 관람석과 1만 5천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잔디광장입니다. 잔디가 비스듬하게 되어 있어서 많은 관객이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무대 옆에 표지석이 하나 있습니다. 이 야외음악당은 수원에서 태어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건립, 기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1995.11.16.) 삼성이 돈도 많이 벌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이런 좋은 일도 하네요.
잔디밭 주변 나무도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잔디밭 나무 아래 시민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탁 트인 잔디밭에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쉴 수 있는 예술공원이 수원 시민에게는 큰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야외음악당 뒤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와 재미있는 조형물들이 많습니다. 갈색으로 변하는 나무를 보며 부부가 산책하고 있네요.
공원에 조형물은 여러 개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만 소개하면 요게 눈에 띕니다. 작품명을 보니 '요 녀석!'입니다. '고양이 앞에 쥐'라는 말이 있잖아요. 항상 약자이던 생쥐가 고양이의 수염을 뽑아서 달아나는 모습을 묘사하여 신선하고 재미있는 변화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작품마다 그 앞에 설명이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곳은 평화의 거리입니다. 고바우 김성환 선생을 아시나요. 신문에 '고바우 영감' 4컷 만평을 연재하던 분이죠. 이 만평은 근대 만화 최초로 2013년 등록문화재(538-2호)로 등록되었습니다. 이분이 그렸던 고바우 영감 만화들이 예술공원에 상시 전시되고 있습니다.
고바우 영감 만평 전시판을 지나면 이 땅을 지키기 위해 피를 흘려 싸운 군인들이 있습니다. 국가보훈처가 선정한 6·25 전쟁 영웅들입니다. 이분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평화롭게 사는 것이죠. 산책하다가 보면 마음속으로나마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게 좋겠죠.
예술공원에서 현충탑을 빼놓을 수 없죠.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호국영령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만든 시설입니다.
현충탑 소개 안내판을 보니 2005년 5월에 준공했네요. 이곳에 위패실이 있는데요, 262기가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현충탑 주변에도 단풍이 들고 있는데요, 호국영령이 단풍을 보며 편안히 쉬셨으면 좋겠네요.
여름 내내 물을 뿜었던 공원 분수대 물에 파란 가을 하늘이 투영되고 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도화지 같은 하늘에 무언가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내년 여름에도 이 분수대에서 시민들이 마음껏 쉬며 여름을 만끽할 것입니다.
예술공원 바로 앞은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입니다. 주말에 야경이 더해져 멋들어진 분위기를 만들어 연인들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죠. 경기도 여성비전센터에서 수원시청역까지 약 300m에 이르는데요,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낮에도 예쁘네요.
인계예술공원에서 노랗게, 빨갛게 물든 단풍을 보며 가을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이 가을이 조금만 더 머물렀으면 하는데, 벌써 11월이니 금방 도망가겠죠. 겨울이 오기 전에 여러분 주변에서 가을의 낭만을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