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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강호동, 짝짓기게임에서 본 맏형의 인간미

by 카푸리 201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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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박2일' 관매도편은 이전 포맷에서 보여주지 않던 '짝짓기'게임이 있었다. 이 게임은 밤샘촬영으로 제작진이 급히 마련한 것인데, '내 마음은 이런데, 네 마음은 어떠니?' 형식으로 맴버들이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을 선택하게 했다. 10분 만에 결정해서 손바닥에 적으라고 하니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처럼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서로 짝이 될 경우에는 밤샘 촬영을 면제해준다고 했는데, 그 결과를 보니 예상 외다. 강호동, 이승기가 0표를 받았고, 이수근과 은지원은 2표를 받았다.

짝짓기 게임을 위해 제작진은 맴버들을 독립된 공간으로 따로 분리시켰다. 혼자가 된 맴버들은 내가 누굴 선택해야 밤샘 촬영을 면제받을까를 고민했다. 즉 평소 좋아하는 맴버를 선택하면 짝이 될 확률이 없다고 생각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맴버들이 평소 누굴 좋아하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좋아하는 것과 짝짓기가 전혀 다른 결과로 나왔다. 단지 밤샘을 면제받기 위해서 한 장난스런 게임이라고 하지만, 짝짓기 과정에서 강호동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강호동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맏형다운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누굴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른 맴버들에게 서운함을 안겨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상당히 조심스러워 한 것이다. 그는 이런 고민을 제작진과 카메라를 향해서 '진짜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었어요?'라고 했다. 평소 강호동이 이승기만 편애한다고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강호동의 속내는 그게 아니었다. 강호동은 자신의 눈길 하나도 모든 맴버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고민해왔다는 걸 보여준다.

강호동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맴버는 엄태웅이다. 그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해 보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강호동은 이른 새벽 엄태웅에게 온 문자메지(형...오래 못뵈서인지 지금 꿈에 형이 나왔어요..ㅋㅋ 오늘도 수고하세요!!)를 공개했다. 그가 엄태웅 문자메시지까지 카메라에 공개한 것은 시청자들에게 그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본다. 또한 다른 맴버들에게는 엄태웅이 평소 '호동빠, 호동빠' 해왔기 때문에 그를 적어도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즉 강호동은 엄태웅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맴버들간의 화합을 깨지 않기 위한 최선으로 그를 선택한 것이다.


맏형은 동생들에게 사랑을 골고루 나눠주지만 언제나 외롭다. 엄태웅을 적고 나서 강호동은 '아무도 날 안 적었는데 나 혼자 고민했던 게 아닐까' 하는 인간적인 고민도 털어놨다. 강호동은 '1박2일'을 이끌어 오면서 고압적인 진행자세, 독선, 폭력적인 모습 등으로 비난도 많이 받았다. 이런 비난을 강호동이라고 왜 모를까? 짝짓기 게임에서 혹시 이런 것 때문에 한 명도 선택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약한 모습도 보였다. 겉으론 강해 보여도 강호동 마음 속엔 여린 마음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강호동이 0표를 받은 이유는 맴버들이 싫어해서가 아니라고 본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강호동을 선택할 거란 생각 때문이라고 본다. 남여관계를 볼 때 잘생긴 남자나 예쁜 여자들 중 의외로 애인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레짐작으로 '애인이 있다'고 생각해 쉽게 접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호동 역시 맴버들이 내가 안찍어도 다른 사람이 선택할 거라는 생각 때문에 아무도 찍지 않았다고 본다. 그러니까 강호동은 표면적으로는 '0표 굴욕'을 당했다고 해도 사실은 5표를 받은 것과 다름 없다고 본다.


아쉬운 것은 엄태웅이 강호동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엄태웅이 '1박2일'에 처음 들어왔을 때 가장 신경을 써준 맴버가 바로 강호동이다. 엄태웅은 강호동 마음과 다르게 '(강호동과) 친하다고 할 수 있을까'라며 강호동을 멀게 느꼈다. 시청자들이나 맴버들 모두 엄태웅은 틀림없이 강호동을 적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이미 다 알려준 정답도 못 적었다. 남들 다 아는 정답을 피해 엄태웅이 펜이 넘어지는 쪽으로 결정하겠다고 할 때는 솔직히 실망했다. 펜이 넘어지는쪽인지 아닌지 그가 최종적으로 적은 사람은 이수근이다. 결과가 공개된 후 강호동이 뒷목이 땡길 정도의 배신감을 느꼈다며 농담을 했는데, 그 농담 속에 맏형의 외로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듯 했다. 강호동도 사람이기에 때로는 삐질 수도 있다.


요즘들어 강호동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주 관매도편 욕설논란이 나왔을 때는 사실 여부 확인도 없이 강호동 탓으로 몰며 비난을 하기도 한다. 방송 3사를 오가며 예능 프로 4개를 진행하는 강호동은 누가 뭐래도 유재석과 함께 당대 최고의 MC다. 많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맴버들 어느 한 사람도 소홀히 하지않고 모두 보다듬고 가려는 강호동의 마음을 짝짓기 게임에서 볼 수 있었다. 이런 맏형의 마음 때문에 '1박2일'이 국민예능 소리를 들으며 최고의 시청률로 승승장구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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