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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나가수' 임재범, 소탐대실이 우려되는 이유

by 카푸리 201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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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가수다'를 보면 임재범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아내의 암투병과 넉넉치 않은 가정생활, 딸이 써준 응원 엽서에 세상 그 무엇보다 큰 힘을 얻는 순수한 모습, 그리고 무대에 올라서면 감기로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전율과 소름 끼치는 가창력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도대체 이런 모습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바로 '나가수' 제작진이 만든 드라마 연출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신정수PD는 드라마를 제작하듯이 '나가수'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 주인공은 단연 임재범이다. 자존심 강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임재범이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적은 저작권료만으로 살고, 가족들한테 그저 미안하고 고맙다고 할 때 시청자들의 눈시울도 불거졌다. 남자의 굵고 뜨거운 눈물을 보면서 시청자들의 가슴마저 뜨거워진 것이다. 꾸미지 않은 임재범의 진솔한 모습에 대중들이 열광할 수 밖에 없다. 오죽하면 대중들이 '나는 가수다'를 두고 임재범 주연의 '나만 가수다'라는 말까지 할까 싶다.


맹장수술을 한 후 4주간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인데 임재범은 '비겁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며 녹화 참여 뜻을 비췄다. 물론 병원 의사는 임재범의 '나가수' 출연에 대해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제작진 역시 무리하면서까지 임재범을 무대에 세우지 않겠다고 했지만, 일단 녹화 참여는 할 것으로 보인다. 임재범이 출연 강행의지를 보이는 것은 병상에 있는 아내를 위해 힘들게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그간 가장으로서 잘해주지 못한 것을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 것이다. 만약 노래를 못하더라도 임재범 의지대로 녹화에 참여한다면 출연 자체가 드라마틱한 일일까?

임재범 없는 '나가수'는 재미가 반감될 것이다. 박정현, 윤도현, 김범수 등 다른 가수들 열창도 볼거리지만 이미 '나가수'는 임재범을 위한 무대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제작진의 고민이다. 그러나 제작진이 녹화 참여 여부는 임재범 의지에 달렸느니 하는 것 자체가 웃긴다. 수술 때문에 아픈 사람에게 무슨 의지란 말인가? 서바이벌 무대 특성상 임재범이 경연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규정상 탈락이겠지만 수술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4주 후에 다시 나오면 된다. 충분히 회복한 후 다시 나오게 하면 된다.


임재범이 충분한 휴식후에 나오는 것에 대해 시청자 누구도 불만이나 반감을 나타낼 사람은 없다고 본다. 만약 임재범이 녹화에 나와 노래를 부른다면 제작진이 오히려 후폭풍을 맞게될 것이다. 아픈 사람 무대에 세워 억지로 감동을 이끌어내려 한다는 것, 즉 드라마 찍냐는 비난이 거셀 것이다. 임재범 대신에 다른 가수들을 나오게 해서 나중에 탈락자 나오면 그 때 임재범을 투입하면 된다. 시청자들은 한 달이 아니라 두 달, 세 달도 그를 기다릴 수 있다. 몸을 완전히 회복한 후 임재범만의 소름끼치는 진정한 가창력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도 많다. 그런데 시청률 때문인지 괜히 제작진이 몸달아 하는 것 같다.

'나가수'는 김건모 재도전 파문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고, 결국 김영희PD가 하차했다. 이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마당에 임재범 맹장수술건이 또 한 차례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슈가 될 문제도 아니다. 맹장수술 한 사람을 무대에 세운다는 게 말이 안된다. 글쓴이 역시 5년 전 맹장수술을 한 경험이 있는데, 일주일 입원했다가 퇴원했지만 배가 땡겨서 2주 정도 고생했다. 그런데 배에 힘주고 목에 핏대 세워가며 노래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4주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뉴스를 보니 임재범이 수술 후유증 때문에 무대 위에서 살살 노래한다고 했다는데, 이것은 말이 안된다. 그동안 임재범은 감기로 지독한 고열증세에 시달렸지만 지난주 중간 점검때도 최선을 다하며 목에 핏대가 설 정도로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어떤 무대건 간에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내는 가수다. 임재범측은 23일 녹화를 앞두고 노래를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자고 했다는데, 녹화에 참여하되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면 그리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이것 역시 바람직하진 않다.

제작진은 강제로라도 임재범을 한 달간 출연 정지 시켜야 한다. 임재범 스스로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 것이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객기라고 본다. 암투병중인 아내와 딸을 위해서라도 절대로 무리해선 안된다. 임재범이 강경하게 나오겠다고 하면 휘둘리지 말고 PD는 더 강경하게 말려야 한다. '나가수'는 더 이상 보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임재범 노래를 계속 듣고 싶은 팬들도 생각해야 한다. 그럴리 없겠지만 노래부르다가 맹장이 터져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임재범이 '나가수'에 출연 강행의지를 보이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녹화 강행은 임재범의 목이 황금알을 낳는다고 해서 닭을 잡는 것과 같다. 지금은 한 발 물러설 때다.
아무리 생각해도 녹화 강행은 득보다 실이 많다. 임재범같은 가수를 보기 위해 몇 년도 기다렸는데, 고작 한 달을 못 기다릴까? 그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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