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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1박2일' 엄태웅, 시골청년 캐릭터 필요하다

by 카푸리 2011.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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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이 '1박2일'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적응이 아니라 사실 과잉보호(?)다. 새식구로 들어온 이상 일정 기간 그가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제작진과 기존 맴버들의 의무다. 이런 과잉 보호를 벗어나 엄태웅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고 자기 색깔을 내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엄순둥', '호동빠'는 엄태웅의 진정한 캐릭터가 아니다. 지금까지 엄태웅은 무색 무취다. 기존 맴버들 속에서 그가 제 역할을 하는데 가장 필요한 캐릭터는 시골청년이 아닐까 싶다.

먼저 이승기가 엄태웅에게 붙여준 '무당' 캐릭터는 허당과 함께 '당당커플'로 인기를 모을까 기대했는데, 엄태웅의 예능감이 전혀 없다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없던 일로 했다. 또한 '무당' 하면 푸닥거리가 연상되기 때문에 예능 초보 엄태웅이 소화해내기엔 무리라고 생각된다. 그 다음으로 '엄순둥'도 오래갈 캐릭터는 아니다. 언제까지 엄태웅이 순진한 척 할 수는 없다. 곧 적응을 끝내고 나면 순둥이 아니라 악착같이 게임에 임하며 다른 맴버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근성도 보일 것으로 기대가 된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게 '호동빠'다. 엄태웅은 어제 '울릉도'편에서 실내 취침 맴버를 고를 때 주저하지 않고 강호동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그저 '좋아서'였다. 그리고 강호동을 보며 '형은 다 옳으신 것 같아요'라며 무조건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김종민이 엄태웅에게 '다른 맴버들을 믿지 말라'고 했어도 그는 '호동이 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왠지 소신이 없어 보인다.

신입 맴버지만 엄태웅은 맴버 서열 2위다. 아무리 강호동이 맏형이고 '1박2일'의 터줏대감이지만 무조건적인 강호동앓이는 본인이나 '1박2일'을 모두에게 좋지 않다. 강호동에게 의존하는 것이 초반에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엄태웅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 계속 '호동빠'로 간다면 엄태웅이 강자에게 기대는 느낌을 주기때문에 본인이나 강호동 모두에게 부담스럽다. 특히나 강호동의 폭력성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엄태웅이 강호동에게 기대는 건 강자에게 기대는 모습으로 보일 수가 있다.


그렇다면 엄태웅에게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는 어떤 것일까? 시골청년으로 간다면 성공가능성이 크다. 현재 '1박2일'은 맏형 강호동을 중심으로 허당 이승기, 은초딩 은지원, 앞잡이 이수근, 어리버리 김종민 캐릭터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캐릭터는 복불복 게임을 통해 만들어진 것인데, 순진무구한 캐릭터는 아직까지 없다. 게임을 할 때 누구 하나 순수한 면을 찾기 힘들다. 밥이나 잠자리를 두고 무조건 이겨야 하고, 승리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만약 엄태웅이 시골청년 캐릭터를 갖는다면 맴버들 중 가장 때묻지 않은 순수청년의 모습으로 어리버리하면서도 4차원 세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능프로에서 시골청년 모습으로 인기를 얻은 건 '패떴'의 천데렐라 이천희다. 그의 엉성, 엉뚱 컨셉이 의외로 잘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엉성한 캐릭터는 시청자들이 부담없이 가장 보기 편한 맴버다. 완벽하고 까다롭게 생각되면 쉽게 친근해지기 어렵다. 보기에 따라 다르지만 '1박2일' 맴버들은 복불복에서 엄태웅보다 한 수 위다. 이런 상황에서 엄태웅은 다른 사람보다 조금 손해도 보고, 고분 고분 말도 잘 듣고, 다소 엉뚱하면서도 엉성한 모습을 보여야 캐릭터를 잡을 수 있다. 비록 강호동 등 기존 맴버들에게 당하더라도 시청자들은 순진무구한 엄태웅에게 응원을 보내니 걱정할 게 없다.


엄태웅은 이제 시작이다. 시작할 때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신입맴버라고 무조건 강호동을 추종하거나 이승기에게 빌붙어 살려고 한다면 강호동, 이승기와 함께 죽을 수도 있다. 아니 '1박2일'을 죽일 수도 있다. 안그래도 '1박2일'은 지금 동시간대 '나가수' 열풍으로 힘든 입장이다. 그래서 3년 3개월만에 맞은 신입 엄태웅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언제까지 제작진과 기존 맴버들이 과잉보호해줄 수 없다. 지금 엄태웅이 찾아야 할 가장 어울리는 '1박2일'의 캐릭터는 순수 시골청년 엄태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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