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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빛 바랜 노홍철의 삭발

by 카푸리 2010.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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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호 침몰과 MBC 파업에 따른 결방으로 8주만에 무한도전이 정상 방송됐습니다. 어제 방송은 하하 소집해제에 따른 예능감 회복을 위해 준비한 ‘예능의 신’ 2탄과 새해 첫 날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노홍철, 길, 정형돈의 다이어트 결과였습니다. 이중 노홍철은 약속했던 초콜릿 복근 만들기에 실패해 약속대로 삭발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삭발 아이템은 지난 3월 이미 ‘1박2일’ 강화도편에서 강호동과의 탁구대결에서 패한 은지원이 MC몽과 함께 먼저 머리를 밀었습니다. 더구나 다이어트 결과에 따른 노홍철의 스포 사진이 방송 전에 나돌아 노홍철의 삭발은 아쉽게도 빛이 바랬습니다.

무한도전의 다이어트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결정됐습니다. 노홍철, 길, 정형돈이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1박2일'에서 먼저 삭발을 했는데, 무한도전이 따라했다고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무도'가 이미 지난해 12월 다이어트 실패시 삭발을 한다고 공지를 했고, 그 이후 다이어트 프로젝트가 추진돼 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다 지난 일이기 때문에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어쨌든 올드 뚱보 정형돈은 -10kg, 길은 -20kg, 노홍철은 초콜릿복근 만들기가 목표입니다. 만일 4월 1일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길은 눈썹을 밀고, 노홍철과 정형돈은 머리를 빡빡 밀기로 했습니다. 세 사람은 제작진이 아니라 무한도전 팬들과 약속한 것입니다.


2010년 새해 첫 날부터 세 사람의 눈물겨운 사투가 벌어졌습니다. 처음 한 달간에는 체중 변화가 미미했지만 D-day인 4월 1일을 이틀 앞두고 최종 점검이 있었습니다. 이제 세 사람 모두 약속한 대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김태호PD가 이들을 가만히 놔둘 리가 있나요? 무한도전은 다이어트 다큐 프로가 아니라 예능이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세 사람을 그냥 가만히 놔둬도 목표한 감량치를 성공할까 말까 하는데, 김PD는 악마의 유혹이란 미명하에 3단계 유혹을 준비했습니다.

1단계 유혹이 초콜릿 마사지입니다. 다이어트를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체중감량을 할 때 가장 당기는 것이 단맛입니다. 노홍철과 길, 정형돈은 초콜릿 마사지를 받으면서 참을 수 없는 단맛의 유혹에 고통스러워 했지만 무난히 1단계 유혹을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2단계 유혹은 더 가혹했습니다. 캐이블방송의 ‘식신원정대’에서 노홍철 등 세 사람이 게스트로 초대된 것입니다. 맛깔 나는 음식들이 길, 정형돈, 노홍철을 유혹합니다. 결국 노홍철과 정형돈은 유혹을 참지못하고 한 입만 먹겠다고 한 것이 폭풍식사가 돼 버렸습니다. 끝까지 참아낸 것은 예상과는 달리 꿀단지 길이었습니다.


3단계 유혹은 노홍철의 생일을 이용한 최종 유혹입니다. MBC 일산 드림센터 옥상 테라스에 차려진 노홍철의 생일 상에는 단 맛을 자극하는 초콜릿 퐁뷰부터 피자, 한우, 와플 등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세 사람이 다이어트 기간중 가장 먹고 싶은 음식들입니다. 정말 잔인한 유혹입니다. 노홍철은 끝까지 유혹을 견디나 싶더니 이내 초콜릿 냄새를 참지 못하고 초콜릿 퐁뷰에 코를 박고 마구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형돈도 유혹에 넘어갔지만 이때도 길은 끝까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악마의 유혹 3단계가 끝나고 드디어 몸무게를 공개하는 4월 1일이 돌아왔습니다. 조금이라도 체중을 줄이기위해 길은 겨울코트를 입고 오고, 정형돈은 대기실에서 뛰었습니다. 길은 일주일간 물 한모금을 마시지 않아 탈수증세로 입술이 바짝 마를 지경이었습니다. 무도팬들에 대한 약속이기 때문에 실패하면 곧 바로 현장에서 삭발을 하고, 성공하면 세부 여행티켓을 거머쥐게 됩니다.


가장 먼저 노홍철이 약속한 초콜릿 복근 만들기 성공 여부를 심사합니다. 심사는 보디빌딩 국가대표 3명이 하는데 이중 두 명이 인정하면 합격입니다. 노홍철은 다이어트 특집 방송전에 이미 초콜릿복근 사진이 나돌았는데, 이 사진으로 봐서는 성공한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과는 아쉽게도 실패였습니다. 민망하게 뱃살이 출렁출렁 대고, 초콜릿 복근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악마의 유혹 3단계 중 2,3단계에서 연거푸 유혹에 넘어간 노홍철은 나름 열심히 복근을 만들려 노력했지만 아쉽게 실패했습니다.

정형돈은 10.9kg을 감량했고, 길은 무려 20kg 넘게 다이어트에 성공해 세부 여행티켓을 받았습니다. 특히 길은 체중을 재는 당일 20kg에서 100g이 오버해 5분 간의 시간을 줘 땀을 뺀 뒤 간신히 목표치에 도달하는 집념을 보였습니다. 길과 정형돈은 3개월간의 사투 끝에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약속한 초콜릿복근 만들기에 실패한 노홍철은 현장에서 바로 삭발을 했습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가 압권이었습니다. 그런데 노홍철이 이 삭발사진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먼저 공개해버려 김이 새버렸습니다. KBS ‘1박2일’에서 삭발 아이템을 써버리고, SBS에서는 ‘숀리의 다이어트 킹’ 특집으로 체중감량에 대한 아이템들이 모두 방송된 상태라 어제 ‘다이어트 프로젝트’는 신선감을 잃었습니다.


8주 만에 다시 무한도전을 정상 방송으로 시청하게 됐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제작진과 출연진이 다이어트 결과를 꼭꼭 숨기기에는 무한도전 팬들의 갈증이 너무 심했습니다.  천안호 침몰과 파업 여파로 결방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팬들의 갈증이 결국 노홍철 삭발이 스포로 미리 알려졌고, 어제 알려진 대로 노홍철의 삭발 장면이 방송됐으나 이미 그 빛은 바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3개월간의 다이어트 사투끝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약속대로 삭발을 한 노홍철, 그리고 다이어트 목표대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길의 투혼과 정형돈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파르라니 깎은 노홍철의 머리를 보니 왠지 뭉클했습니다. '1박2일'에서 은지원과 MC몽이 완전 삭발이 아닌 반삭발이라면 노홍철은 완전 삭발이었습니다. 8주간의 결방기간 동안 충성도 높은 팬들은 무한도전 금단현상까지 느낄 정도였다니 이런 팬들의 사랑과 성원이 무한도전을 만드는 힘인지 모릅니다. 다음 주면 무한도전이 200회를 맞는다고 하는데, 2,000회까지 국민 예능으로 더욱 발전하길 기대하며 축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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