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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SBS 연예대상, 유재석 강호동 딜레마

by 카푸리 200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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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방송사 연예대상이 이제 SBS만 남았습니다. 올해 KBS는 강호동이, MBC는 유재석이 대상을 수상해서 사이좋게 1승씩 나눠가졌는데 남은 SBS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어요. 그런데 유재석과 강호동이 연말 방송 대상을 두고 벌인 총 전적은 5:4로 현재 유재석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호동이 SBS에서 대상을 차지한다면 총전적은 5:5로 또 동률을 이루겠네요. 그래서 내년에는 두 사람의 예능분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거 같아요. 두 사람 다 최고의 예능인이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은 보기 좋습니다.

유재석 : 2005년 KBS, 2006년/2007년 MBC, 2008년 SBS, 2009년 MBC (총 5회)
강호동 :
2007년 SBS, 2008년 MBC, 2008년, 2009년 KBS (총 4회)


그렇다면 올해 남은 S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올해 남은 대상 하나를 놓고 SBS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유재석과 강호동 모두 소홀히 다루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당장 오늘 저녁 열리는 MBC 연기대상을 두고도 고현정, 김남주, 이요원 세 사람 모두 소홀히 하기 어려운 MBC의 고민이 기사로 나왔는데 SBS도 마찬가지에요. 아니 오히려 SBS는 MBC연기대상보다 더 심한 딜레마에 빠진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SBS 입장에서 한번 따져 볼까요?

우선 유재석인데요. '패밀리가 떴다'를 SBS의 대표 예능으로 끌어올릴 정도로 종횡무진한 유재석입니다. 그런데 최근 참돔 조작사건 여파로 20%를 넘던 시청률이 10%대로 곤두박질 쳤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유재석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패떴'을 떠날 것이란 루머까지 나돌았어요. '패떴'을 떠나던, 떠나지 않던 SBS에서 유재석의 존재란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지요. 유재석이 SBS를 떠난다면 SBS 예능은 추락을 면치 못할게 뻔합니다. 이렇게 절대적인 유재석을 버릴 수 있나요? 물론 유재석이 SBS에서 대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SBS를 떠나거나 하는 소인배는 아닙니다. 다만 SBS 입장에서 볼 때 유재석에게 대상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하는 것이죠.


다음 강호동인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그가 <스타킹>과 <강심장>을 맡고 있어서 유재석에 비해 유리하기 때문에 SBS 연예대상을 기정사실화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프로그램수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는게 연예대상입니다. 강호동이 맡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패널과 게스트들이 떠받쳐주기 때문에 패널과 게스트들이 시청률을 어느 정도 책임지고 있는 프로그램들입니다. 그러나 유재석의 '패떴'은 이효리를 빼고 나머지 고정맴버들의 인기도가 하락세입니다. 김수로 등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해서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면에서는 '패떴'을 떠받치고 있는 유재석이 오히려 강호동보다 SBS에 기여하는 측면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단순 비교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SBS에서도 유재석, 강호동 두 사람을 다 붙잡기 위해 '공동수상'이라는 극약 처방을 쓸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 극약 처방은 조금 위험합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때 <베토벤바이러스>의 김명민이 일찍부터 대상으로 점쳐졌는데, <에덴의 동쪽> 송승헌을 공동수상자로 결정하며서 역대 연기대상 최악의 시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상을 공동 수상한 송승헌은 한동한 그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유재석, 강호동은 지난해 MBC연기대상과는 다릅니다. 두사람 다 우열을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따라서 SBS는 공동수상이 극약 처방이 아닌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올해 마지막 하나 남은 SBS 연예대상은 누가 받더라고 뒷말들이 참 많을 것입니다. 유재석과 강호동 누가 받더라고 말이 많을 거라면 차라리 공동수상으로 SBS는 실리를 챙기려 할지 모릅니다. SBS는 <스타킹>에서의 일본 프로그램 베끼기, 한우쇠고기 패션쇼, 꿀벅지를 패러디한 허벅킹 선발대회 등으로 이보다 더한 욕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유재석, 강호동에게 공동 연예대상을 주는 것에 아무런 꺼리킴이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상을 받는 유재석, 강호동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두 사람 모두 한 소속사이고, 또 둘도 없는 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바라는 바가 아닐까요? 두 사람은 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것이 불편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나란히 공동 1등으로, 우리나라 예능의 양대축으로 쭉 가는 것을 바랄지 모릅니다. 공동 수상도 1등은 1등이니까요. MBC연기대상의 경우 <선덕여왕>의 고현정이 공동수상으로 결정되면 시상식에 나오지 않을지 모른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공동수상이던, 수상을 하지 못하던 시상식장에 나와 수상자를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였는데, 연기자들은 이런 끈끈한 정이 없나요? 아니면 여자들만의 자존심인가요?

남은 SBS 연예대상의 향방은 오늘 저녁 가려지게 됩니다. 누가 받더라고 우리 나라 최고의 MC들이고, 그 차이는 사실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방송사의 기여도와 내년도에 더 많은 활동을 해주기 바라면서 주는 상이기 때문에 유재석, 강호동 누가 받던 차이는 없습니다. 팬들에 따라 당연히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대상을 수상해야 한다고 열을 올릴지 모르나 그 뒤에서 SBS의 고민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물론 강호동, 유재석도 아닌 다른 후보, 즉 이경규나 이효리가 받을 가능성도 있어요. 어떤 경우가 되던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SBS로서는 2009년 연예대상 선정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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