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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무도’ 패닉룸, 몰카보다 더 짜릿한 대반전이다

by 카푸리 2009.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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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서바이벌’편은 결국 손호영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서바이벌' 편은 초반 정형돈과 정준하의 탈락 등 무도 맴버들의 잇따른 탈락으로 무한도전이 아니라 ‘묘한도전’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시청자들의 큰 반응은 얻지 못했습니다. 물론 리얼(real) 서바이벌 특성상 맴버들의 탈락을 인위적으로 막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해도 ‘무도’ 맴버들을 보기 위해 시청하던 팬들은 맴버들 대신에 낯선 게스트들이 주인처럼 나오는 것에 기분은 좋지 않았고, 맴버와 게스트들이 뒤바뀐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작진은 '서바이벌' 특집이 끝난후 '패닉룸' 특집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패닉룸’ 촬영을 위해 새벽 1시 30분에 맴버들을 긴급 소집했는데, ‘서바이벌’ 특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 때문에 추가로 촬영한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바이벌’ 특집은 총 3부로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였고, 어제 ‘잘생긴팀’과 ‘못생긴팀’ 모두 4명씩 생존한 상태로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방송 분량은 충분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노홍철이 탈락후 갑자기 게임 진행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물론 편집에 의한 것이지만 예상보다 빨리 손호영이 우승자로 결정되었고, 우승자 손호영의 소감 한마디 없이 '패닉룸' 특집으로 바로 넘어갔는데, 탈락 맴버들과 시청자에겐 위안이 된 특집이었습니다.


사실 ‘서버이벌’ 특집 1부때 정형돈, 정준하 탈락, 2부때 박명수와 누나팬들의 우상 2PM의 박재범이 탈락한 후 3부에 대한 시청 메리트는 반감됐고,  ‘무도’팬들은 맴버들 탈락에 불만과 항의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작진은 남은 서바이벌 3부를 짧게 편집하고 ‘무도’ 맴버들만 따로 불러 긴급하게 ‘패닉룸’ 특집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무도’ 제작진은 시청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기 때문에 ‘서바이벌’ 특집에 대한 불만을 어떤 식으로든 해소시켜줄 고민을 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애초에 의도된 프로라 해도 결과론적으로 패닉룸 특집은 '서바이벌'의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또한 패닉룸 특집은 제작진의 숨은 의도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바이벌’ 특집때 정형돈, 정준하, 박명수 등 맴버들이 탈락하면서 불거진 ‘무한 이기주의’로 ‘봅슬레이’, ‘에어로빅 댄스’ 등 그동안 보여주었던 맴버들간의 단결과 화합에 적지 않은 균열이 비춰져 시청자들은 적잖은 우려를 했습니다.

‘패닉룸’은 4명의 수학자가 1분 안에 문제를 풀지 못하면 밀실이 점점 오그라드는 <페르마의 밀실> 영화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무도'의 패닉룸은 오그라들지 않고 컨테이너가 하늘로 올라갈 뿐입니다. 이 게임은 7명의 맴버들이 협동심과 팀워크로 문제를 풀어야 컨테이너가 하늘 높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맴버들간 협동심과 팀워크를 새롭게 다져 ‘무한 이기주의’를 극복하는데 아주 좋은 기회였습니다.


맴버들은 캄캄한 밤 컨테이너 안에 갇혀 9문제를 제한시간 안에 풀지 못하면 최대 45m 상공까지 치솟는 위기를 맞는데, 사실 제작진이 맴버들을 속인 심리적 몰래카메라였습니다. 시청자들도 처음에는 ‘어떻게 무한도전에서 이런 위험한 프로를 만들 수 있나?’ 하고 생각했을텐데, 맴버들만큼 완전히 속은 것입니다. 문제를 풀지 못할 때마다 진짜로 5m씩 하늘 높이 컨테이너를 올렸다면 아마 방송후 인터넷 게시판은 ‘무도’에 대한 혹평으로 난리가 났을 것입니다. 제작진이 ‘가학과 안전 불감증의 무한도전, 이런 자막이 두렵지 않나?’라는 문구를 내보낼 때야 비로소 몰래카메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문구는 ‘무도’가 끝나기만 하면 곧바로 비판기사를 올리는 일부 연예뉴스에 날리는 통쾌한 메시지 같았습니다. 아마 일부 연예뉴스 기자들은 실제로 컨테이너가 5m씩 계속 올라가는 줄 알고 ‘뉴스거리 하나 잡았다’고 하면서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무도’ 끝나기가 무섭게 올라오는 비판적 기사들은 ‘무도’의 일부분만 보고 마치 전체가 재미없었다고 비판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실제로는 50cm밖에 올리지 않은 '몰카'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는 그야말로 대반전이었습니다.


‘패닉룸’ 안에 갇혀있던 맴버들은 고공공포증에 떨었는데, 첫 번째 문제를 틀리고 나서 심기일전해 2, 3, 4번 문제를 한 번에 맞추는 등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5번부터 9번까지 연속으로 틀린 멤버들은 25m까지 상승하는 컨테이너 안에서 공포에 떨기도 했습니다. 멤버들은 “컨테이너가 흔들린다”, “고소 공포증 있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컨테이너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영상은 사전에 몰래 찍어놓은 영상이었고 컨테이너는 0.5m 높이에서 흔들림만 줄뿐이었습니다.

유재석은 서바이벌 특집 MC를 진행하면서 맴버들이 잇따라 탈락하자 “이제 무한도전이 아니고 동고동락이라고 해야 하나요?”라고 했고, 맴버중 혼자 살아남은 길은 노홍철마저 탈락하자 “무한도전에 무한도전 맴버가 없게 생겼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양배추는 “무한도전이 아니고 묘한도전”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했는데, 딱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맴버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불만이 계속되는 것을 제작진이 모를 리 없습니다. 결국 제작진이 이런 불만을 수용해서 ‘패닉룸’ 특집을 긴급 촬영한 것이라면 역시 ‘무한도전답다’는 생각입니다. 서바이벌 방송 분량이 부족해서 ‘패닉룸’ 특집을 만든 것인지, 아니면 ‘무도’팬들의 불평을 고려해서 만든 것인지 확인은 되지 않지만, 그나마 ‘패닉룸’ 특집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렸으며 몰카보다 더 짜릿한 대 반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바이벌’에서 우승한 손호영이 상금 300만원 전액을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고 하는데, 역시 무한도전 게스트답다고 생각되며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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