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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찬유’, 장숙자회장의 ‘초심’을 배우자

by 카푸리 2009.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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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이하 ‘찬유’)이 시청률 40%에 가까운 시청률로 대박드라마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한효주와 이승기, 그리고 중견연기자 반효정, 김미숙 등의 열연 덕분이지만 가장 큰 성공 이유는 ‘무막장’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가 종반으로 향하면서 어제는 진성식품 장숙자회장(반효정)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쓰러지면서 시청자들은 앞으로 재산 상속과 이승기와 한효주의 멜로라인이 어떻게 전개될지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찬유’가 인기를 끌고 있는 요소 중의 하나는 극중 진성식품 장숙자(반효정)회장의 ‘초심’입니다. 장회장은 19세에 유복자를 가진 채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어린과부가 됐습니다. 이후 갖은 고생을 다하다가 서울로 상경해 떡, 김밥장사 등으로 종자돈을 마련해 종로에서 차린 식당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사업 기반을 잡았습니다. 이후 아들과 함께 전국적 체인의 설렁탕집을 차려 사업이 한창 잘될 때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말았습니다. 물론 아들의 죽음은 손자 선우환(이승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선우환이 지금까지 반항적으로 살아온 이유가 밝혀지는 등 점점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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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집을 대기업으로 키우고 나서도 장회장은 중대한 결단이 필요할 때마다 처음 떡장사를 하던 곳으로 가서 ‘초심’을 되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극중 고은성(한효주)을 만난 것도 바로 초심을 찾으려 종로에 가던 날이었습니다. 장회장은 떡장사 복장으로 종로에 나갔다가 아들의 환상을 보고 쫓아가다 계단으로 굴러떨어졌습니다. 그곳에서 만두장사를 하던 은성이가 할머니가 쓰러진 것을 발견하여 극진히 치료해준 것 때문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장회장은 은성의 집에 잠시 머물면서 은성의 착한 심성을 알고 모든 재산을 고은성에게 넘겨주기로 한 것입니다.

장회장은 변호사를 배석시킨 가운데 동산, 부동산 등 모든 유산을 손자 선우환(이승기)이 아닌 고은성(한효주)에게 물려 준다는 유언장을 작성했습니다. 장회장의 결심에 모든 사람들이 놀라지만 고은성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뜻은 손자보다 진성식품에 다니는 수많은 직원들의 미래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즉 자신의 손자, 며느리보다 진성식품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미덥지 못한 손자 환이보다 남을 배려하고 베풀줄 아는 고은성에게 회사를 맡기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대기업은 장숙자회장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어떻게든 편법 상속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찬유’의 장숙자회장처럼 ‘초심’을 배워야 합니다. 장회장은 피를 나눈 가족보다 기업을 살리고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갖고 있습니다. ‘찬유’가 무막장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기저에는 장숙자회장의 기업철학이 시청자들에게 큰 감명을 불러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눈을 돌려 우리 주변의 현실을 보면 드라마와는 너무도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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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3년에 걸친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이 얼마전에 최종 무죄 판결이 남에 따라 삼성은 큰 짐을 덜게 되었습니다. 15년전인 1994년 삼성 이건희회장의 아들 이재용씨는 61억4천만 원의 종자돈을 이용해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헐값에 매입하는 방법으로 무려 2백조원이 넘는 그룹을 넘겨받고 세금은 단 16억원만 냈을 뿐입니다. 상속세를 덜 내기 위해 갖은 수단과 편법을 다 동원하는 재벌들의 모습, 그러나 유리지갑인 셀러리맨들의 지갑에서 각종 세금을 꼬박 꼬박 빼앗가 가고 있습니다.

어디 기업인들뿐이겠습니까? 정치인들 역시 장숙자회장의 ‘초심’을 배워야 합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 선거 유세기간이 되면 시장 골목을 누비며 한표 달라고 읍소를 하기 바쁩니다. 그러나 일단 국회의원이 되고보면 시장에 나타나는 일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대신 여의도 국회의사당 가서 싸우기 바쁩니다. 민생을 챙기고 서민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의원회관의 불이 밤새 꺼지지 않은채 일해도 모자랄 판인데,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찬란한 유산>에 나오는 장숙자회장의 ‘초심’은 우리나라의 모든 어려움을 푸는 열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 초심은 대통령부터 기업인, 정치인 등 지도자가 먼저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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