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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김해숙, 악녀 신애리보다 더 독한 카리스마

by 카푸리 2009.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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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숙은 우리 이웃집 아줌마나 어머니처럼 푸근한 캐릭터로 안방극장에서 자주 보던 배우입니다. <조강지처클럽>에서도 파마머리 푼수 엄마로 나오는 등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자주 나왔지만 대부분 선한 역할로 그녀와 악녀는 얼핏 대비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요즘 <아내의 유혹>의 악녀 애리보다 더한 포스로 연기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드라마 <하얀 거짓말>에서 무서운 시어머니로 나와 예전에 보여주던 연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무섭고 독한 여자로 변했습니다. 아침드라마지만  <하얀거짓말>은 많은 주부 시청자들을 TV앞에 끌어들여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얀거짓말>에서 김해숙은 백화점 회장이자 형우(김태현)의 어머니로 나옵니다. 뛰어난 수완과 천운으로 재단공장 여공에서 수 백억 돈을 벌어 남대문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통하지만 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 형우에 관해서는 이성도 양심도 없는 무서운 모성애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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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끼치게 무섭고 독한 년...” 딴 살림을 차려 나가면서 둘째까지 임신한 자신에게 남편이 마지막으로 한 말입니다. 김해숙은 극중 캐릭터상 어쩔 수 없이 악녀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모자란 아들 형우에게 가난까지 물려줄 수 없기에 굶기를 밥 먹듯 해 가며 무섭고 독하게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방송에서 은영(신은경)의 아이 비안이의 출생비밀 갈등이 이번주 절정에 치달았고, 비안이의 비밀을 접한 시어머니 신여사(김해숙)의 독한 모습이 시청자들을 오싹하게 만들었습니다. 비밀이 탄로나자, 죽을 죄를 졌다며 비는 은영에게 신여사는 약을 먹고 죽겠다고 선수를 치는데, 은영은 차라리 제가 죽겠다며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김해숙은 무서운 얼굴로 신은경에게 한마디 던집니다. "그럼 (네가) 죽어!"  김해숙의 독기 어린 분노가 폭발하면서 <하얀거짓말 > 드라마는 것잡을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드라마 전체의 무게 중심이 김해숙에게 쏠려 있습니다. 조연이지만 주연 못지 않게 극 전체를 아우를 줄 아는 배우가 바로 김해숙입니다.

그녀의 악녀 포스는 <카인과 아벨>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아들 이선우(신현준)에게 병원을 차지하게 하려고 이초인(소지섭) 부모를 자동차 사고로 위장하여 죽게 하는 등 한마디로 막장의 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극중 이해심 많은 어머니 역할을 접어두고 이제 친구 부부마저 죽게 하더니 아들 이선우가 이초인에게 조금 딸리는 듯 하니까 소지섭과 한판 하겠다고 벼르고 나섰습니다. 악녀 신애리가 구은재와 한판 하겠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악녀 포스 그대로 입니다.

보통 막장 드라마를 보면 '욕하면서 드라마를 본다'고 하는데, 김해숙의 막장, 악녀 연기는 이상하게 욕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녀는 극중 캐릭터에 대한 몰입과 연기력이 뛰어나 극중 인물을 욕할지언정, 시청자들은 김해숙에 대해 욕을 하기 보다 오히려 소름끼칠 정도의 연기력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즉 그녀때문에 드라마를 본다고 할 정도로 그녀는 어느 드라마든 중심축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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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숙의 연기력은 그녀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인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녀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무조건 뜬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그녀는 우리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될 명배우입니다.  <부모님 전상서>, <장미빛인생>, <소문난 칠공주>, <외과의사 봉달희>, <미우나 고우나>, <조강지처클럽>, <하얀거짓말>, <카인과 아벨>, <잘했군 잘했어> 등 김해숙은 정말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TV를 틀기만 하면 김해숙이 나옵니다. 그녀는 안방극장의 터줏대감, 아니 안방마님으로 등극한지 오래입니다. 한마디로 틀기만 하면 나오는 수도꼭지 배우입니다.

그녀는 1974년 MBC 공채 7기로 데뷔해서 올해로 연기생활 35년째입니다. 데뷔후 수많은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지만 상복은 없었습니다. 그녀가 받은 상은 방송사 조연상과 여자부문 최우수연기상 정도가 전부입니다.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은 젊은 배우들이 큰 상을 타는 것을 보면 김해숙은 대상을 몇 번 받고도 남을 만 합니다. 그러나 연말이면 늘 김해숙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습니다.

김해숙은 <하얀거짓말>과 <카인과 아벨>을 통해 새롭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왔던 전통적인 순종형 어머니상을 버리고 요즘 유행코드 막장과 독한 여자 탈을 쓴 채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연기가 얼마나 강한지 <하얀 거짓말>에서 다른 연기자들은 잘 눈에 띄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런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상복이 없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녀는 데뷔한 이래 올해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기만성형 소리를 듣더라고 그녀의 연기력만큼 꼭 '연기대상'으로서 인정받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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