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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김명민, '백상'에서 연기대상 반쪽 찾아

by 카푸리 2009.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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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이 제 4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MBC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송승헌과의 공동수상으로 석연치않게 반쪽을 빼앗긴 연기대상의 반쪽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백상예술대상은 올해로 45회째를 맞았는데, 한국 대중문화 예술의 발전과 예술인의 사기진작을 위한 상으로 본 상은 지난 1년간 방영 또는 상영된 TV 영화부문의 제작진과 출연자에게 주는 국내 유일의 종합 예술상입니다. 그만큼 상의 공정성과 권위가 있는 상입니다. 방송사가 자사 드라마 홍보와 시청률을 고려해 상을 주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지난해 연말 연기대상 시상에 대해서는 어느 해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가장 많았던 것이 공동수상 논란이었습니다. MBC연기대상에서 '베토벤바이러스'의 강마에 김명민과 '에덴의동쪽'의 송승헌이 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함에 따라 시청자들이 뿔났었습니다. 두 사람은 연기대상 시상식 이전부터 누가 상을 탈것인가를 두고 많은 예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상식 막판에 터진 이다해사태와 에덴의 막장드라마 파문으로 송승헌이 대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고, 당일 시상식에서도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의 드라마에 '베토벤바이러스'가 선정되면서 김명민의 연기대상 수상은 거의 확정적이었지만 결과는 송승헌과의 공동수상이었습니다.

공동수상에 대한 비판을 우려했음에도 불구하고 MBC에서 공동수상을 결정한 것은 어줍잖게 라이언일병 구하기를 흉내낸 '에덴과 송승헌 구하기' 작전이었습니다. 이는 베토벤바이러스의 최우수작품상 수상과 김명민의 연기대상 가치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대상은 하나인데, 두 사람이 나눠가졌으니 당연히 대상의 가치가 떨어진 것입니다. 즉, 김명민의 연기대상의 반을 빼앗긴 것입니다.

김명민은 2007년 '하얀거탑'으로 사실 MBC연기대상이 유력했으나 한류스타 배용준이 '태왕사신기'라는 블록버스터 판타지 사극을 들고 나와 다된 밥에 숟가락을 들려다 놓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류스타 배용준의 인기를 인정하더라고 태왕사신기가 투자한 돈에 비해 시청률이나 흥행면에서 그리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김명민이 그 어느해보다 기대를 했던게 2007년이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MBC연기대상을 놓고 지난해 재수를 하게됐지만 김명민에게 하늘이 준 기회가 왔습니다. 베토벤바이러스의 강마에 역을 맡을 때만 해도 일본의 '노다메칸타빌레'와 비교되면서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김명민은 지휘자 강마에 캐릭터로 열연하면서 특유의 절제된 연기와 톡톡 튀는 독설로 베바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김명민의 강마에 캐릭터가 없었면 베토벤바이러스가 인기를 끌었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김명민의 공로를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MBC에서 '베바'를 시작할 때는 특별히 인기를 끌만한 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떼우기'로 시작한 드라마였습니다. 그런데 2,3회부터 터진 김명민의 독설이 시청자들에게 먹혀들어가기 시작했고 강마에 김명민을 보기위해 시청자들은 채널을 MBC로 고정시켜 놓기 시작했습니다. '떼우기' 드라마가 '베바' 열풍까지 일으키며 수목드라마중 가장 인기를 끌었습니다.

뒤늦게 나마 백상예술대상에서 '베바'의 김명민 연기를 인정해주고,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준 것은 MBC연기대상에서 온전히 찾아오지 못한 연기대상의 반쪽을 이제서야 찾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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